꿈나무 양성의 산실 거제시골프협회

1만여 명 골프 즐길 정도로 대중화 … 저변 확대 위해 사회 봉사에도 '총력'
체계적인 훈련·대표팀 운영으로 지난해 도민체전 개인·단체전 싹쓸이 '쾌거'
중·고교팀 창단 목표 … 개인레슨 멘토링 프로그램 등 꿈나무 육성에 '온힘'

골프는 18개의 홀이 갖춰진 그라운드에서 정지된 공을 골프채로 쳐서 홀에 넣는 경기다. 대략 4∼5시간 가량 소요되며 평균 6∼8km 정도를 걷는 골프는 홀에 들어가기까지 걸린 타수가 적은 사람이 경기에 이기게 된다.

그 때문에 그린에서의 샷은 정교한 기교를 필요로 하며, 11cm도 되지않는 홀에 넣는 퍼팅은 정교한 기교보다 더욱 섬세함을 필요로 하는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스포츠다. 하지만 자연을 벗삼아 푸른 잔디 위를 몇 시간 동안 걸으며 진행하는 스포츠다 보니 하이킹과 등산 만큼의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핸디캡 적용으로 남녀노소가 동등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어 몇 년 전부터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골프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는 물론 꿈나무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는 거제시골프협회(회장 장동석)를 지난 14일 찾아 협회가 안고 있는 과제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물론 그 외에 골프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소통과 결집으로 '日新又日新'

거제시골프협회는 제대로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오랫동안 '유명무실'한 상태로 운영돼 왔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 들어 어느 정도 틀을 갖추기 시작했고, 골프 붐이 일기 시작한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접어들면서 보다 단단한 뼈대가 완성됐다.

지난 2011년 제9대 장동석 회장이 취임한 골프협회는 협회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조직 강화 △사회 봉사 △우수한 도민체전 성적표 △꿈나무 육성 등 4가지에 주안점을 뒀다.

골프협회는 가장 먼저 조직강화를 위해 원활한 내부 소통에 포인트를 맞췄다. 소통 없이는 조직의 결속은 물론 단합이 불가능하며, 게다가 대외적인 활동조차 제대로 될 수 없다는 데 착안한 것.

장 회장은 "협회는 물론 봉사단체 등 어떤 조직이든 그 조직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구성원의 결집과 단합은 필수요소"라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대화와 소통으로 조직의 합의점을 찾고 조직이 진행하려는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골프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는 물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사회 봉사활동에도 많은 비중을 뒀다. 협회는 매월 넷째주 화요일 장평 노인무료급식센터에서 120∼150명을 대상으로 급식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무료급식비를 매달 20만원 지원했다.

더불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쌀 기증은 물론 각종 물품 지원도 병행했다. 올해도 각종 지원과 함께 노인 목욕봉사와 경로잔치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골프라는 스포츠의 성격에 맞게 도민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기술팀을 만들어 전략적인 운영을 펼쳤으며, 미래를 내다보고 주니어 선수를 선발·육성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민체전 우승으로 '거제 위상 제고'

골프협회는 지난해 거제에서 열린 경남도민체전에서 개인·단체 우승이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이경준·양현식·설기석 선수가 출전한 거제시 골프대표팀은 압도적인 기량 차이로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고 이경준·양현식 선수가 개인전 1·2위를 독식했다.

장 회장은 "설기석 선수가 개인전 성적이 제일 좋지 않았지만 맏형으로서 팀을 잘 이끌어 준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대표 선발전부터 대회 준비까지 체계적인 운영을 한 게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4∼5월에 개최되는 도민체전을 위해 협회는 매년 9∼10월께 대표 선발전을 겸한 협회장배 대회를 열고 있다. 이 대회를 통해 골프협회는 대표 선수를 선발하고 5∼6개월 동안 체계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골프협회는 도민체전 대표 선수들의 선수증을 제작하고 거제지역에 있는 골프연습장의 협조를 구해 선수들이 편안하게 훈련에 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덕포·계룡·송정·해와나루 등 4개의 골프연습장에서 대표선수들의 무료 사용을 흔쾌히 허락,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힘을 보탰다.

장 회장은 "골프연습장에서 무료로 연습장을 제공해 선수들이 언제라도 연습에 임할 수 있게 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이런 큰 지원 덕분에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본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장 회장은 "6∼7년 전 쯤인가 종합우승을 한 번 거둔 이후로는 계속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종합우승을 한 멤버가 건재하고 후진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있어 앞으로는 괜찮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골프협회는 선수단 운영에 있어 다른 지자체보다 앞서 나갔다. 현재 도민체전에는 남자 일반부 종목 밖에 없지만 골프협회는 남자 일반부와 함께 여자 일반부 대표선수도 4명 선발해 운영을 했다.

더불어 주니어 대표선수도 남녀 각각 4명씩 선발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대회에 미리 대비했다. 당장의 좋은 성적만을 보고 대표팀을 운영하는게 아니라 체계적인 도약을 준비한 것이다.

장 회장은 "조만간 여자 일반부도 종목이 만들어 질 것으로 보고 함께 대표팀을 꾸렸다"며 "더불어 주니어부도 대표팀을 선발해 연습과 훈련을 시키며 먼 미래를 미리 대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골프협회는 대표팀 운영에 있어 여태껏 이어져 오던 권위와 형식에서 탈피했다.

이와 함께 선수를 젊은층으로 획기적으로 바꿔 후원과 지원을 더욱 늘리고 기존보다 훨씬 많은 라운딩을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히고, 또한 많은 교육과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과감한 판단과 결단이 지금의 체계적이고 훌륭한 거제 골프 대표팀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꿈나무 육성 통해 '골프메카'로 도약 꿈꿔

골프협회는 도민체전과 대표팀 운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 보다 더 비중을 두고 있는게 바로 골프 꿈나무 육성이다. 이를 위해 골프협회는 주니어 대표 선발전을 열고 선수를 발굴해 현재 15명 가량의 주니어 대표팀을 운영하고 있다.

장 회장은 "최경주와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될 꿈나무들이 거제에도 상당히 많이 있다"며 "하지만 이들 선수들이 학업을 병행하며 골프를 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다 보니 고등학생이 되면 골프를 칠 수 있는 창원 등으로 진학을 하게 된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 때문에 골프협회는 현재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꿈나무 골프 교실'을 열며 체계적인 지도를 하고 있다. 더불어 골프협회는 후원자 클럽을 결성해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교에 골프학과나 팀을 만드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세우고 있다.

장 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며 보다 구체화된 밑그림과 바탕을 만들었다"며 "이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하나씩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하나의 예로, 특정 학교에 팀이 창단되면 도민체전 대표선수들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개인 레슨을 하는 등 멘토링 프로그램도 만들어 놓고 있다.

골프협회는 이런 프로그램의 실현을 위해 체육회는 물론 교육계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골프협회에서도 많은 지원을 물론 하겠지만 어린 학생들이 학업과 함께 운동을 할 수 있으려면 교육계와 체육회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먼 미래를 내다본다면 어린 꿈나무들을 육성하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현재 거제에는 1만명 가량이 골프를 즐기고 있을 정도로 많이 대중화되고 저변이 넓어졌다. '귀족 스포츠'니 하는 부정적인 시각도 많이 사라졌다.

여기에 무럭무럭 자라나는 골프 꿈나무들이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으로 제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여건만 마련된다면 '제2의 최경주'가 거제에서 배출되는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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