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곡동 울산카센터 앞 시골 묵은지…묵은지 갈비전골·고등어조림 '대표 메뉴'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요즘 들어 부쩍 입맛이 없다. 얼큰한 것도 생각나고 매콤한 것도 생각나고, 때론 시원한 국물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딱히 뭘 먹을까 하는 결정이 쉽지 않다.

그런데 순간 메뉴가 하나 떠올랐다. 바로 고등어조림이다. 예전 어머니가 묵은 김치와 무를 넣고 해 주던 그 고등어조림. 수소문 해 본 결과 중곡동 울산카센터 앞에 있는 '시골 묵은지(대표 김영희)'라는 가게를 찾을 수 있었다.

7개의 테이블에 아늑한 방이 하나 있는 '시골 묵은지'는 가게를 들어서자마자 묵은지 향으로 가득했다. 대표 메뉴는 묵은지 갈비전골과 묵은지 고등어조림.

묵은지 고등어조림을 하나 시켜봤다. 넓직한 조림용 냄비에 통통한 고등어와 맛깔스러워 보이는 묵은지와 무가 가득하게 차려져 나왔다.

칼칼하면서도 짜지 않은 국물에 적당히 잘 익은 묵은지와 고소한 고등어살이 너무 조화를 잘 이뤄 예전 어머니가 해주던 그 맛 그대로를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직접 기른 배추에 싸먹는 고등어조림은 더욱 독특한 풍미를 제공했다.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도 '예술'이다. 두툼한 파전은 물론이고 땡초를 잘게 썰어넣어 맵싸한 맛을 가미한 조미포 볶음과 어묵 볶음도 젓가락이 절로 갔다. 잘 익은 총각김치의 아삭거리는 맛과 젓갈류도 으뜸가는 반찬 중 하나다.

6년 가량 고깃집을 하다 2년전부터 '시골 묵은지'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희 대표는 김치를 활용할 수 있는 음식이 어떤 게 있을까 고민하다 묵은지 관련 메뉴를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묵은지로 상호를 달고 싶었는데 '묵은지'라는 상호는 상표 특허 등록이 돼 있어서 '시골 묵은지'로 이름을 달게 됐다"며 "해마다 집에서 1000포기 정도 김치를 담는데 묵은지 음식에 쓰는 김치는 딱 2년만 숙성을 시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년 정도가 김치가 아삭거리는 맛을 유지하며 적당히 익기 때문에 숙성 기간을 그렇게 정하고 있으며, 2년이 넘어가니까 김치가 너무 삭아버려서 활용 가치가 없더라는 보충 설명도 곁들인다. 양념도 인삼 등 고급재료를 많이 넣어 하루 동안 숙성을 시키는데 물론 공개할 수 없는 '일급비밀'이란다.

묵은지 갈비전골과 묵은지 고등어조림 외에도 생멸치조림·회무침, 생병어조림·회무침, 바지락회무침 등도 불티나게 팔리는 메뉴 중 하나.

김 대표는 "고등어와 멸치 등은 아버님이 운영하는 이수도 어장에서 공수해오기 때문에 싱싱하고 맛도 뛰어나다"며 "게다가 텃밭에서 직접 기르는 채소를 많이 쓰기 때문에 믿고 드셔도 된다"고 말했다.

또 하나 '시골 묵은지'에는 양푼이 동태찌개라는 특별 메뉴도 눈길을 끈다. 빨간 국물이 아닌 맑은탕으로 나오기 때문에 북어국과 같이 해장용으로 많이 찾는다는 설명이다.

어장에 고기가 많이 잡힐 때면 파전 대신 싱싱한 회가 밑반찬으로 나오기도 한다니 말 그대로 '진수성찬'이다. 오랜만에 어머니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인지 가게를 나서는데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참! '시골 묵은지'를 찾는다면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정보가 있다. 일반 공기밥이 아니라 무쇠솥밥이 제공되기 때문에 15분 가량이 소요된다. 때문에 미리 주문(637-5230)을 하면 기다리는 불편함 없이 맛있는 전골이나 조림을 빨리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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