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배갑 거제소방서 예방대응과 소방위

▲ 김배갑 거제소방서 예방대응과 소방위
최근에 '타워'라는 영화가'108층 초고층 빌딩에서의 화재'라는 소재로 개봉한지 15일 만에 4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하고 있다.

화려한 그래픽의 화재장면에서 나는 문득 '내가 영화속의 현장에 있었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마도 영화에서 표현되는 것보다 훨씬 급박하고 끔찍한 상황일 것이다.

영화에서 빌딩의 초고층에 화재가 일어나자 사람들이 대피하려고 우왕좌왕 하다가 서로를 밀치면서 엘리베이터 앞으로 달려가는 장면이 있다. 내가 그 화재장소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어떻게 하는 것이 그 위험한 장소에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길일까?

이제 여러분도 화재사고의 당사자에 해당되지 않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주변에 발생하는 화재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화재 즉, 불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우리가 조심해야 될 것은 직접적인 화상만이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화재로 인한 사망자 중 불에 직접 닿아 사망하는 경우는 20%에 불과하고, 가스와 연기로 인한 질식해 사망하는 경우가 80%에 이른다. 또한 연기는 기체이기 때문에 위로 향하는 성질이 있고 그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재가 발생한 장소보다 그 위층에서 발생하는 사망자가 1.5배에 달한다.

실제로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연기가 6층까지 도달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2분 35초에 불과하다.

화재 발생 시 발화점에서 빨리 벗어나고자 조급하게 뛰어다니는 것은 유독가스를 과다흡입하게 되는 위험한 행동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일단 자세를 낮추고 젖은 수건이나 비닐봉지 등을 이용하여 유독가스로부터 안전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또한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므로 반드시 계단을 이용하여 대피해야 한다. 화재가 발생하면 더 많은 피해를 방지하고자 건물의 전력을 차단하게 되어 있고 자연적으로 전력이 차단될 가능성도 높다. 전력이 차단되어 엘리베이터가 중간에 멈춰 고립된다면, 언제 유독가스나 화염에 휩싸일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이 된다.

또한 엘리베이터가 작동을 멈추는 것과 더불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경우도 있어 추락이나 직접적인 화상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다. 화마가 주변의 모든 것을 태우는 위급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조급하게 엘리베이터에 타는 것보다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생존률을 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실제 화재가 발생하면 당사자의 머릿속에는 앞서 언급한 것들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화재대피 요령은 평소에 익혀 화재발생시 본능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 이상 소방기관에서 실시하는 안전대피훈련 같은 기회를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해 대피요령을 몸으로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1년에 일어나는 화재의 절반 이상이 부주의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우리 주변에서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화재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노력 또한 절실하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