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식당 노인들 1끼에 550원 책정, 지원예산 턱없어
운영기관 후원금으로 부족분 충당…예산 증액 절실

▲ 경로식당에 지원되는 예산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사진은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경로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

경로식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에 대한 지원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로식당은 노인복지제도의 하나로 지난 2000년부터 전국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해 취약계층이나 저소득층의 65세 이상 노인들이 점심 1끼를 무료로 이용하는 식당으로서 거제에서 운영되고 있는 경로식당은 모두 3곳이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옥포종합사회복지관, 함께하는 마음재단이 그곳.

거제시에 따르면 한 해 동안 각 복지관의 경로식당 운영비로 지원되는 예산은 5200만원이다.

이는 기존에 3500만원씩의 예산이 지원됐다가 추경예산으로 1700만원씩 더 확보된 것이지만 여전히 크게 부족한 상황이어서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의 경우 하루 380여 명이 식당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고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의 경우도 300여 명이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이를 실제 평일 249일 동안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경로식당을 이용하는 노인 1인당 1끼로 환산해보면 550원(5200만원÷249일÷380명)이다.

옥포종합사회복지관의 경우도 노인 1인당 1끼로 환산하면 700원(5200만원÷249일÷300명) 남짓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후원금으로 이를 충당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양질의 식사를 제공한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에 따르면 한 달에 급식비로 소요되는 예산이 1300만원인데 이를 평일 21일간의 노인 1인당 1끼로 환산하면 1620원(1300만원÷21일÷380명)이다.

이는 경상남도 평균인 2500원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는 수치다. 결국 지원비 자체가 워낙 낮다보니 이를 충당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 1인당 필수 영양섭취 기준에 따르면 물가를 고려했을 때 1인당 4000원 수준의 식사가 제공돼야 하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로식당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다.

경로식당을 이용하는 노인 조모(65) 씨는 "솔직히 여기서 밥을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이왕이면 좋은 밥을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새 정부가 출범하면 이런 사항에 좀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원받는 예산은 4개월분 밖에 되지 않아 결국 후원금 등 자체예산으로 이를 메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도시락 배달의 경우에는 4400원 수준의 밥값이 지원되는데 경로식당은 최소한 아이들 급식비 수준은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추경예산이 아니라 초기예산확보 때부터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며 "이용객 수가 많으면 그만큼 지원하는 예산도 증액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원방침에 따라 복지관들에 예산이 일괄적으로 지급되고 있다"며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예산이 지원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복지재단은 '저소득 노인을 위한 무료급식 및 도시락 배달 지원단가 산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적정 급식비가 2500원 수준임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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