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자전거로 운동을 하시는 이웃집 아저씨께서 자전거를 타시던 중 약간의 찰과상을 입게 됐다. 운동 신경이 워낙 좋아 골절은 면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상처를 입은 팔과 다리를 생각하니 남일 같지 않았다.

그래서 길을 다니면서 거제의 자전거 도로의 실태를 자세히 보고 다니게 됐다.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심각한 교통량과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과 자전거 도로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동차 도로보다 노면이 부드럽지 못하고 거칠어서 위험을 무릅쓰고서 차도로 다니는 사람이 많다. 요즘 거제시의 경우 도로 공사로 인해 이음새 부분이 서로 어긋나 있거나 반듯하지 못해 잠깐의 실수로 큰 전복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필요한 곳에 안전 표지판이 붙어 있긴 하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지나가는 길에 그것을 자세히 보기란 어려울 것이다.

도로 이음새 부분의 땜질 마무리도 문제이지만 자전거 도로와 도로 사이의 연결 부분도 매끄럽지 못해서 바퀴가 미끄러질 경우 큰 사고가 예상된다.

또 자전거 도로에서 다른 도로로 올라갈 때 턱이 있을 경우는 약간의 번거로움이 가중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점은 자전거 도로의 미비로 인해 자전거 도로와 인도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곳은 자전거를 타고 인도나 차도를 이용해야 하는데, 사람이 우선인 길에서 비켜서라고 자전거 벨을 계속 울릴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보행자를 보호하면서 자전거를 타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사고가 나더라도 자전거 전용도로이냐 아니냐에 따라 법적 효력도 달라지기 때문에 자전거 라이더는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도로는 자동차만의 전용도로가 아니다.

물론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면 매우 안전한 라이딩이 되겠지만 자전거 도로가 끝나는 구간이 있을 것이고, 자전거 도로와 인도를 벗어나게 되면 위험천만한 곡예운전을 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꼭 타야 한다면 자전거 도로와 인도를 벗어나야 할 상황에 대비해 상황에 맞게 달리는 법을 알아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오히려 자전거는 원래 도로로 달려야 하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너무 겁먹거나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야 자전거를 자전거답게 탈 수 있을 것이다.우선 동호회 등 단체 라이딩에 참여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도로 위를 달리면서 배우는 것이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이다.

그 후엔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집 앞의 조용하고 작은 도로에서 조금씩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도로가 조금만 익숙해지면 어느 곳보다 안전하고 편한 길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자전거 도로를 확충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지만 자전거 라이더들의 생각과 의식이 바뀌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아직까지 자전거를 타는 인구가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소수를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면 그 배려로 인해 오히려 다수가 행복해지는 결과를 가져오는 길이 아닐까 생각된다. 좀 더 적극적으로 자전거 라이더들의 입장을 생각하는 것이 크게는 지구를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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