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칠 칼럼위원

▲ 이형칠 화평교회 목사
선지 사무엘이 하나님의 명에 따라 이스라엘의 새 왕을 추대하기 위해 다윗의 형들의 준수한 용모를 보고 그들에게 기름을 부으려하자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신데서 여기에서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의 초대왕 사울의 일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이제 이스라엘 나라가 제 모습을 갖췄으니 그동안 이스라엘을 괴롭히던 주변국들을 정리할 양으로  하나님은 초대왕 사울에게 하나의 임무를 맡기셨는데 그것은 곧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미션이었다. 이 미션의 핵심은 "진멸" 곧 '다 멸하여 없애버리라'는 것이었다.

결과는 비록 약자인 이스라엘이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시니 전쟁은 예상보다 쉽게 이스라엘의 대승으로 끝이 났는데 문제는 그가 받은 미션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가에 달렸었는데 결과는 비참했다. 다 진멸하라는 말씀과는 달리 사람도 양도 소도 살찌고 쓸 만한 것은 다 남기고 가치 없고 낮은 것만 없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 하나님은 당연히 선지자 사무엘을 특파하셨고 사울의 책임을 추궁하게 되는데 그는 말하기를 그것들이 살찌고 좋아서 하나님께 제사할 마음으로 남겼다고 둘러 댔으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는 어림없는 꼼수에 불과 했던 것이다.

신약성경 사도행전에 보면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나온다. 당시는 이제 막 초대 교회가 움트고 있던 시기였다. 그러다보니 하나님의 은혜는 넘쳤고 성도들간의 사랑과 정도 그 어느 때보다 커서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기쁨 넘치는 시기였다.

더욱이 모두는 그리스도의 피를 나눈 신령한 형제로 여기며 내 것 네 것이 없이 서로 물건을 통용하며 제 재물을 조금이라도 제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었으며 서로가 자원해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과 함께 나눔으로 오늘날 교회들까지도  초대교회의 이런 모습을 본받자고 할 만큼 섬김과 봉사의 모범적인 공동체로 무르익어갈 때,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에게도 땅을 팔아 선한 일에 보탤 마음이 생겼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땅을 팔고나니까 욕심이 생겨 그 일부를 감추게 됐는데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이 어찌 가만히 두시겠는가?  하나님은 즉시 베드로로 하여금 그들을 추궁하게 했고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의 진노는 거짓말 하는 두 부부를 그 자리에서 즉사하게 하셨던 것이다.

그렇다.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는 분이시다. 사울왕은 그럴듯하게 거짓말로 둘러대었지만 소용이 없었고 아나니아 삽비라 부부 역시 두 사람이 말을 맞춰 사도들을 속이고 감추려했지만 역시 소용이 없었다.

과거 우리 사회에도 속이고 감추고 둘러대면 넘어가는 일들이 더러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드러나지 않을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과학화됐고 세밀해졌는데 벌써 수년전의 일이지만 모 청와대 실장의 지워버린 이메일까지 복구해 수사한 사건이라든가 검찰에선 비밀리에 사용한 온갖 금융정보도 거의 다 추적하여 밝혀내고 있지 않은가!

어디 그뿐인가. 곳곳에 설치된 CCTV며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등은 왠만한 사건들을 손금 들여다보듯 보면서 처리하고 있다. 또 지구 위에는 30개의 GPS위성이 꼬물거리며 달리고 있는 차량들의 위치를 일일이 추적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헨드폰 위치추적을 5M반경까지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게 하겠다고 하니 더 이상 무엇을 어디에다 숨기거나 숨을 수 있단 말인가!

그래도 옛말에도 천길 물속은 알 수 있지만 한 길 사람 속은 무른다고 한 것처럼 CCTV GPS는 겉으로 드러난 것 외에 속에 숨은 것은 알 길이 없지만 만유의 대 주재되신 하나님은 겉모습을 뛰어넘어 중심까지도 환하게 보시는 분이시지 않은가!

예수님은 이미 2000년 전에 말씀하시기를 '감춰진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다'고 하셨으며 그 보다도 더 겁이 나는 것은 죽고 난 다음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섰을 때에는 그동안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산 모든 삶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며 그 드러난 대로 각자는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때는 사울의 변명도 아나니아 삽비라의 속임도 통하지 않은 CCTV GPS 보다 더 엄하신 중심을 보시는 엄하신 하나님의 면전이 될 것이란 말이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는 초대가 있기 때문이며 이 초대에 응하기를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이 도리어 기다리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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