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오른 첫 산행에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어

연초고등학교(교장 강정일)의 '지리산 등산 극기체험' 행사가 최근 열렸다.

연초고의 첫 극기체험에는 교사 12명과 학생 30명이 참여했다. 산행은 단체가 아닌 조별로 진행했다. 각 조는 학생 평균 5명과 선생님 2명으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지리산의 촛대봉 중봉 써리봉 제석봉 등 여러 봉우리 가운데 최고봉인 해발 1915m의 천왕봉을 올랐다. 극기체험 날 당일 오전 7시20분 학교에 집결한 학생들은 차량에 탑승해 10분 뒤 지리산으로 출발했다.

이날 산행대장을 맡은 이창목 과학 교과부 부장교사는 "등산은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집에 들어갈 때 까지"라며 "모두 안전하고 즐겁게 등산하자"고 말했다.

오전 9시40분 중산리 탐방센터에 도착한 후 학생들은 바로 옆의 주차장에서 차를 기다리면서 '지리산 불법 비박 금지'에 대한 서명운동에 참여한 뒤 법계사 차를 타고 10시10분에 자연학습원에 도착했다.

자연학습원에서부터 조별로 산행을 하다가 뒤처지는 아이가 있으면 서로 기다려주고, 힘들면 바위에 기대어 함께 음료를 나눠 마시며 쉬었다.

학생들은 로타리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근처에 있는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거나 사진을 찍으며 가을의 단풍을 즐기기도 했다. 로타리 대피소부터 천왕봉까지의 2km는 산세가 매우 험해서 신발 밑창이 떨어진 학생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올라갔다.

오후 2시20분에 천왕봉에 도착한 이들은 도착하지 않은 조들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다.

천왕봉 정상에서 김정현(2년) 학생은 "정상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면서 "새들이 나보다 밑에서 날고 있었고 상쾌하고 맑은 바람에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즐거워 했다. 

천왕봉을 내려올 때는 친하지 않던 친구들끼리도 서로 손을 잡아주며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하산을 시작했다.

오후 4시10분에 로타리 대피소로 내려와 5시40분에 3.4km거리인 칼바위에 도착했다. 왕복 10.4km의 첫 극기 훈련에서 단 한명의 낙오자 없이 학생과 교사 모두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

구경진(2년) 학생은 "오히려 하산할 때가 더 힘이 들었다"며 "엉덩이로 거의 앉다시피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소정(2년) 학생은 "산행이 공부하는 것 못지않게 보람찼고 쉽게 머리를 내주지 않는 산을 오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면서 "다음에 또 극기체험을 한다면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정일 교장은 "단 한명의 낙오자 없이 완벽하게 산행을 마쳐줘 다들 너무 고맙고 대견하다"면서 "모두 푹 쉬고 다음 극기 훈련에서도 함께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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