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마음재단 거제지부

칼날 같던 태풍이 지나가고 날이 선선해지면서 본격적으로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시기다. 이럴 때면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따뜻한 나눔의 손길이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오는 7일 '사회복지의 날'을 전후로 많은 단체들이 다양하고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게 된다. 이들 단체 가운데서도 매주 꾸준히 무료급식봉사를 실천하는 단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대한불교 조계종의 금강사가 운영하는 '함께하는 마음재단'(이사장 성원스님) 거제지부(지부장 문계술)가 그 주인공이다.

이 단체는 지난해 4월 장평동에 다문화가정 자립 음식점인 '실크로드'를 개원해 사회적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회적 기업으로 등록되기도 한 이 음식점의 주요메뉴는 베트남 쌀국수와 볶음밥, 인도식 카레 등이다.

이 메뉴들은 거제에 살고 있는 만여 명의 아시아권 외국인들이 한국생활을 하면서도 자신들의 문화와 음식을 그리워하는 부분을 어루만져주기 위해 구성됐다. 특히 다문화가정 출신과 저소득층 직원 등으로 구성된 이 음식점 한 편에 마련된 급식소에는 하루 100여명의 노인들이 발길을 찾는다.

이곳에서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일요일 점심시간에 장평동의 홀몸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급식 행사를 벌이고 있다. 무료급식을 이용하는 노인 A씨는 "올 때마다 친절히 안내해주고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해줘 좋다"며 주름진 얼굴에 환한 미소를 보였다. 또다른 노인 B씨도 "이런 곳에 오는 것이 낙이고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힘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은 모두 15명 남짓. 100여명의 노인들을 상대하기엔 다소 적은 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매주 13개의 단체가 돌아가며 봉사활동을 하러 오기 때문에 부족한 인원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급식소 안에서의 무료급식만이 활동의 전부가 아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들에게는 직접 도시락을 싸서 손수 배달까지 해준다.

지난달 30일, 태풍 덴빈으로 세찬 바람이 거제를 휘감고 있던 시간에 무료 급식소를 찾았다. 급식봉사를 맡은 나눔미 봉사단에서 도시락 배달을 하게 된 한 단원은 "급식소까지 오기 어려운 분들을 외면하지 않고 도시락이라도 갖다 주는 것이 진정한 봉사 아니겠느냐"며 "고마워하는 노인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봉사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매주 봉사하러 오는 단체들을 이끄는 데에 여념 없는 윤정애 금강회 부회장은 "정부의 지원을 어느 정도 받는 비영리 사회적 기업으로서 사회적인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사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면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돌아가는 노인들의 발걸음이 가벼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도 다문화가정이나 홀몸 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면서 "언론의 적극적 홍보로 우리의 봉사활동이 주목받고 덩달아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도 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들의 아름다운 베풂의 현장에서 우리가 이웃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미래를 미리 내다볼 수 있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