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프라자 지하 ‘대교완구’…15년 역사 속 ‘아이들의 영원한 동반자’

“삼촌, 딱지! 딱지 사줘.” 이제 제법 말을 하기 시작하는 세 살 짜리 조카 녀석이 투정을 부린다. 딱지는 어디서 알게 돼 사달라고 하는 건지….

하는 수 없이 인근 학교 앞 문방구를 뒤졌다. 하지만 내 기억 속에 떠오르는 동그란 딱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다. 대신 네모난 딱지와 형형색색의 캐릭터 딱지만 가득했다. 다른 곳을 뒤져봐도 내가 알고 있는 동그란 딱지는 없다.

“요즘 동그란 딱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네모 딱지가 나오죠.”

‘여기에는 있겠지’ 하고 마지막으로 찾아간 대교완구 노윤현(51) 대표의 말이다.

대교완구는 한라프라자 지하에 위치해 있다. 그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는 ‘한라프라자 완구점’으로 통한다. 여기에는 ‘동그란 딱지’ 빼고는 다 있다. 아이들 생일이나 혹은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을 때면 많은 사람들이 어김없이 이곳을 찾는다. 말 그대로 ‘완구 백화점’인 셈이다.

노 대표는 1996년 6월 이곳에 완구점을 오픈했다. 한 때는 노트 2만권 이상을 갖출 정도로 문구점으로도 번창했지만 어느 순간 완구에 집중을 하게 됐다고 한다. 노 대표는 부산에서 무역 관련 업체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사정이 생겨 그만두고 거제로 건너와 완구점을 차렸다. 부인도 무역 파트에서 완구 수입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완구점을 차리게 됐다고.

“요즘 대부분이 온라인이나 대형 마트에서 구매를 하기 때문에 솔직히 완구점 매출은 불안정합니다. 많은 완구점이 문을 닫았지요. 특히 DC마트 같은 할인점이 많이 생기다보니 저는 완구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죠.”

노 대표의 말처럼 완구는 이제 노 대표의 평생 동반자로 자리매김했다. 좋으나 싫으나 완구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이런 대교완구에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있다. 바로 높은 할인율이다. 광고에 나오는 소위 말하는 메이커 상품은 20%, 그 외 일반적인 완구는 30% 정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완구전문점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합니다. 마진이 적은 만큼 많이 팔아서 적은 마진을 메우는 셈이죠. 하하하.”

유쾌하게 웃는 노 대표의 얼굴에는 ‘상인’이 아닌 ‘장난감을 좋아하는 중년 아저씨’의 모습이 비춰졌다.

요즘 가장 많이 팔리는 캐릭터는 ‘닌자고’. 팔고 싶어도 공급 물량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 뒤를 이어 ‘파워레인저-캡틴 포스’와 ‘또봇’이 잘 나가는 상품이며, 여자 아이들은 물놀이가 가능한 ‘목욕하는 똘똘이’와 이것저것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는 ‘아이클레이’를 많이 찾는다고.

여름철에는 아무래도 물총과 튜브가 많이 팔렸지만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철에는 자전거와 인라인, 씽씽카와 같은 ‘발육기’ 종류가 많이 팔린다고 한다.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상가가 살아야 합니다. 대형 마트의 매출은 중앙으로 다 잡히기 때문에 지역을 위한다고는 볼 수 없죠. 거제 상권이 5∼6년 전부터 하향세입니다. 조선소도 해양 경기는 꾸준한 반면 조선 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편리하다고 대형 마트를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지역 경기를 위해서는 지역 상권을 많이 활용해야 합니다.”

노 대표의 말처럼 지역 상권의 활성화는 오래된 ‘과업’ 중의 하나다. 조금 불편하기는 해도 재래시장이나 ‘동네 상가’를 많이 이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조카 녀석에게 안겨줄 딱지를 한아름 안고 완구점을 나서는 발걸음이 들어올 때 보다는 한결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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