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대선 후보에게 듣는다 ② - 박준영 전남도지사

"탐욕과 분노 넘어 훈훈한 대한민국 공동체 목표…사회적 갈등 치유"
"건강·친환경 고려하면 농업도 희망적…바이오 등 미래산업 창출해야"

△박준영 전남지사가 한국지역신문협회와 공동인터뷰를 갖고 대선출마 배경을 밝히고 있다.

▲올 연말 대통령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도전장을 던졌다. 김대중 정부에서 공보수석 겸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고, 전남도지사로 내리 3선에 성공하면서 도정을 이끌어왔기에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우선 출마 배경을 밝혀달라.

=이제 대통령은 한국적인 상황만을 봐서는 안된다. 세계사의 흐름, 세계의 경제, 문화의 흐름을 한눈에 보고 어떻게 국민에게 희망을 전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미국의 경제위기, 유럽발 위기에 휘청이고 중국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있다.

자본주의의 붕괴로 시장경제는 많은 모순점을 드러내고 있다. 시장경제의 논리에 따라 경쟁에서 도태된 많은 사람들은 부의 양극화, 가정의 몰락 등으로 인해 분노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가장 먼저 흑과 백, 두가지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하는 현재의 상황을 다양성으로 바꿔야 한다. 젊은이에게는 희망을 갖게 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현재의 불만을 줄여줘야만 자본주의 사회의 분노를 해결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의 특수적인 상황인 남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는 우리 경제와 사회적 불안, 세계를 위협에 빠뜨리는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바로 코리아 리스크이다. 천안함 사태, 연평도 문제 등이 터질 때마다 주가가 폭락하고 경제가 휘청거린다. 이러한 불안을 없애고 한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남북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15일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후보들 중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불리한 것도 많을 텐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수엑스포를 비롯해 F1자동차경주대회, 국제농업박람회, 순천정원박람회 등 취임 후 공약을 이뤄내는데 모든 열정을 바치느라 대통령 출마를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 지지도 추락의 문제, 한국이 처한 상황들을 보면서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높아져 가는 현상을 보며 고민을 하게 됐다.

여러가지 변수가 존재하는 정치적 상황이다 보니 출마를 권유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여러 경로로 여론을 수렴한 결과 최종적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것이다.

▲대권에 출마하면 지사직을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여론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도지사직 사퇴 여부는 본질적 문제는 아니지만 어떠한 자세로 대권에 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데 오피니언 리더들은 지사직을 가지고 가는게 좋다고 하고 대통령 선거에 전념하려면 지사직을 그만두라고도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한다는 생각이다. 지사직 사퇴를 하지 않고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인지를 현재 검토 중이다.

▲지사께서 대권경쟁에 뛰어들면서 우파와 좌파, 권위와 탈권위, 민주와 비민주 등 기존 정치 경쟁구도가 흔들리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사께서는 농수산업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하겠다는 정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국민들의 반응은 어떻다고 생각하나?

=앞으로 식량 자급도가 높은 나라가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 농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앞으로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다.

특히 식량 문제는 자연재해 및 기후변화, 에너지 부족으로 인한 대체 에너지 작물 등 현재 세계 경제의 흐름을 본다면 농업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도지사를 시작한 2004년부터 농업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친환경 농업,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식품 산업으로의 발전 등이다.

실제로 농업에서 희망을 찾기 시작하면서 작년 전국적으로 농가소득 증가율이 6.1% 였는데 전남은 10.1%가 증가했고 농가의 빚도 2,800만원에 달하던 것을 1,670만원으로 다운시키면서 전국 최하위 자치단체로 만드는 성과를 이뤘다.

이는 바로 농업도 과학적이고 안전한 먹거리, 대체 건강식품 등으로 육성한다면 희망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건강, 친환경 등을 고려한다면 반드시 농업에 희망이 있다고 확신한다.

▲ 수도권 과밀화와 지역 불균형 문제, 그리고 부의 집중화 현상을 해결할 방안이 있다면….

=수도권의 과밀화 문제와 부의 집중화 현상은 우리나라가 처한 가장 심각한 문제다. 그냥 부의 편중, 지역 불균형 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과밀화에 따른 수도권 지역의 환경문제, 극심한 생활적 스트레스 등 당장 국민 개개인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가 된다.

제한된 면적에 인구가 집중되는 수도권은 집값과 물가 상승, 극심한 교통난 등 당장 국민 개개인의 기본적 삶의 환경에 많은 변화를 준다. 그런데도 왜 서울로만 사람이 몰리느냐.

이에 대한 분석을 먼저 해야 한다. 수도권 과밀화는 바로 직업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각 지역에 맞는 다양한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정답이다. 각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가공공장을 만들고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그렇게 하다보면 지역으로도 인재가 몰리고 젊은 사람이 지역을 떠나지 않게 된다.

▲국제화 시대 미래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정책은 어디에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최근의 국제정세를 보면 어느 한 산업만을 집중 육성하면 나라가 먹고 사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저는 여수엑스포, 순천정원 박람회 등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시도했다.

남해 바닷가는 유럽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장점을 활용해 리조트 등 관광자원에 집중해야 하고 인천을 시작으로 목포까지 연결된 서해안은 중국과의 무역을 겨냥한 사업들을 구상해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산업화에, 김대중 대통령은 정보와 문화산업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바이오 산업과 천연 자연자원을 활용한 먹을거리와 건강산업 및 나노산업으로 미래 산업을 창출해야 한다.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 저녁이 있는 삶 등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슬로건이 흥미롭다. 구체적 슬로건과 뜻하는 바는 무엇이며 전체 국민을 포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밝혀달라.

=슬로건은 '탐욕과 분노를 넘어서 훈훈한 공동체 대한민국을 만들자'다. 함께 공존하고 상생하는 공동체 정신의 복원, 조세정책을 통해 빈익빈 부익부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희생과 나눔, 공유와 상생의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사회적 불평등과 분노 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 대선 출마를 선언한 15일, 단상을 농산품으로 장식하는 등 농업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는데, 대표적인 공약은 무엇인가?

= 한 번도 민주당을 벗어난 적이 없는 민주당 지킴이로서 정직한 농부 대통령이 될 것이다. 민족문제의 평화적 해결, 농업에서의 새로운 가치와 성장기회 확보, 복지 차원의 일자리 창출, 분권을 통한 균형발전,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 보편적 복지, 친환경 생태주의적 정부 운영과 국토개발, 경제 부문의 공공성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울 것이다.

또 식량자급률을 현재 23%에서 50%로 끌어올리고, 평양에 한국과 미국 대표부를 설치하며, 재학생 70%를 수용하도록 대학 기숙사를 확충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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