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앞 ‘계룡꽃집’…메마른 일상에 화사함 선사!

“꽃집의 아가씨는 예뼈요∼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그녀만 만나면은 그녀만 만나면은 내 가슴 울렁울렁 거려요…”

윤형주의 ‘꽃집 아가씨’라는 노래 첫 부분이다.

감정이 메마른 사람도, 낭만이 조금 부족한 사람도 꽃이란 존재 앞에서는 마냥 부드러워진다. 지금은 그렇게 꽃 판매가 활발한 시기는 아니라 꽃집 앞이 휑한 경우가 많지만 꽃집에서 흘러나오는 콧노래 소리는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정문 맞은편에는 ‘계룡꽃집(대표 김애자·윤성수)’이라는 작은 꽃가게가 있다. 가끔씩 고객들에게 보내는 ‘향기로운 문자메시지’ 때문에 단골손님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계룡꽃집’은 2년 전쯤에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주로 꽃 바구니와 삼단 화환 배달을 많이 하지만 관엽수도 심심찮게 팔려나가고, 졸업시즌이나 행사가 있을 때면 생화도 판매가 잘 되는 편이다.

김애자 대표는 “뜨개질 가게도 잠시 해보고 옷가게도 잠시 하다 다른 소일거리를 찾다 꽃가게를 하게 됐다”며 “아무래도 꽃을 가까이 하다보니 마음도 맑아지고 기분도 상쾌해지는 것 같아 괜찮은 직업인 것 같다”며 꽃가게 운영의 장점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나무도 사람과 똑 같아 나무마다 성격이 다르고 체질도 다르다”며 “그렇기 때문에 관리하는 방법도 제각기 달라 공부를 엄청 많이 하게 됐다”고 웃어보였다. 잔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일이 많을 때는 엄청난 중노동이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이마에 맺히는 굵은 땀방울과 힘들다는 생각은 쉽게 잊힌다고 한다.

김 대표는 “즐거움, 기쁨, 화사함, 상쾌함 등 꽃이 주는 의미는 무궁무진한 것 같아 작지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며 “섭섭한 일, 기쁜 일, 슬픈 일, 괴로운 일 등 우리 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꽃이라는 매개물로 잘 풀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내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계룡꽃집’을 나서는 순간 입가를 맴돌았다.

소중한 사람에게 오늘 한 송이 꽃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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