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백 부산사하소방서 소방행정과장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나 사회가 변화해 가면서 현대적 청렴의 의미는 옛말의 뜻을 넘어섰다. 특히 소방행정의 청렴의미는 공정성, 투명성, 책임성 나아가 직원 상호간, 시민과 소통의 단계로까지 진화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던 1980년대. 돈이면 다 된다던 그 시절에 부패는 알게 모르게 용인되었던 게 사실이지만, 수십년이 흐른 지금 우리의 겉모습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내면도 함께 성장했을까?

국제투명성기구(TI;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1995년부터 매년 발표해 오고 있는 국가별 청렴도 순위인『부패 인식지수(CPI)』를 보면 2011년 12월 조사대상인 183개국 가운데 뉴질랜드가 10점 만점에 9.5점을 받아 청렴도가 가장 높았고, 이어 덴마크와 핀란드가 9.4점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스웨덴과 노르웨이 순으로 상위권이 형성되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5.4점으로 2010년 39위에서 2011년에는 43위로 밀렸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34개국 중 27위로 하위권에 그쳤다.

2010년 기준 한국은 GDP 규모가 약 1조 달러로 세계 14위이다. 만약 한국이 OECD 국가들의 평균(7.0)정도의 부패인식지수를 가진다면 GDP도 1조3500억 달러 이상이 된다. 이는 세계 10위 경제국인 러시아(1조4769억), 9위인 캐나다(1조5367억)에 거의 육박하는 규모가 된다.

이는 부패를 몰아내고 청렴한 국가사회를 이룬다면 그 만큼 미래가 보장돼 있다는 것이다.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국을 바라보는 자랑스러운 국가로 성장했다. 그 위상만큼 우리나라는 주요 국제행사인 올림픽, 월드컵, G20 정상회의 등을 개최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국제사회의 반열에 오른 국가가 됐다.

과거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주는 국가로 완전히 탈바꿈한 모범적인 국가로 인정받고 또한 배우려고 우리나라를 모델로 삼고 싶어 하는 나라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그 위상에 걸맞지 않게 우리의 얼굴을 붉히는 일들이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것은 정치,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부정·부패 대형스캔들이 터져 일상의 보통사람들을 당혹케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젠 청렴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다. 의식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것은 공무원 뿐만 아니라 국민들 모두의 몫이다. 우리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들은 선진사회와 공정사회를 위해 과감히 버리고 올바른 청렴문화가 형성되도록 다 같이 법과 원칙을 세운다는 자세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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