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행공무원 도지사 표창' 7급 공무원 권상우씨

중풍 뇌졸중 치매에 걸린 아버지 14년간 수발

거제시 둔덕면사무소에 근무하는 7급 공무원 권상우 씨는 힘이 세다. 중풍에다 뇌졸중이 겹쳐 쓰러진 아버지를 번쩍 안아 물리치료, 목욕은 물론이고 기저귀까지 척척 갈아 채운다.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병든 아버지를 지극 정성으로 수발하고 출근한 지도 벌써 14년이나 됐다. 그 결과 경남도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효행공무원으로 선정,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 상이 부담스럽고 쑥스러워 행사장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상장만 내려 받았다. 가정의 달을 맞은 거제신문의 인터뷰도 몇 번이나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

"공무원으로써 사회에 큰 공헌을 한 것도 아니고, 자식으로 당연히 해야 할 부모님을 모신 것 뿐이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민원인에게는 언제나 친절하고, 자기가 맡은 업무는 언제든 성실하게 처리했고, 근검절약하는 절제된 생활이 몸에 배였단다.

특히 병든 아버지를 모시기 위해 거제에서 통영으로 집까지 옮기면서 14년을 한결같이 병 수발을 든 것은 '효'의 의미가 퇴색돼 가는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상우씨의 고향은 경남 산청이다. 어릴 적 상우씨 집안은 가난했다. 문중 땅 40마지기를 관리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힘이 센 상우씨는 언제나 밝고, 누구보다 건강했다. 중학교 다닐 때부터 농사일을 도왔다. 논도 갈고, 밭도 갈고, 곡식도 번쩍 번쩍 날랐다.

고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던 그는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고, 27살 되던 1991년 거제시 칠천출장소에 첫 발령을 받아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아주동, 능포동, 사등면, 거제시청 관광지원과, 둔덕면, 연초면 등을 거쳐 다시 둔덕면사무소로 왔다.

아버지 권명현(80)씨는 1999년 겨울바람같이 찾아온 중풍으로 쓰러져 자리에 누웠다. 아버지는 태봉병원, 마산삼성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돼 2002년 집으로 왔다. 당시 진료를 했던 의사들은 3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진단을 내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는 투병 과정에서 뇌졸중에 치매까지 겹쳤다. 지난달 말에는 심근경색 진단까지 받고 삼성병원에 다시 입원했다. 이때 상우씨는 업무를 마치면 병원으로 퇴근, 아침에 출근을 했다.  

그런데 상우씨의 사랑이 또 기적을 낳았다. 담당 의사마저 포기했던 아버지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집으로 돌아왔다.

상우씨는 "만약 내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형제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결과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소가 아름답고, 부지런하며 힘이 센 7급 공무원 상우씨는 공인으로, 자식으로 한 가족의 가장으로 우리들의 사회까지 치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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