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개장한 거제 새 명물 하청 맹종죽테마공원 '숨소슬'

푸른 대숲에서 부는 바람은 시원하다. 대숲에 바람이 지나면 댓잎은 일제히 서걱이기 시작한다.

하청면 맹종죽테마공원의 댓잎 서걱이는 소리는 칠천바다를 닮아 푸르고 시원하다. 남해안 중심도시 거제시의 바다만큼 푸른 치명적인 매력의 대숲으로 들어가 봤다.

하청 맹종죽테마공원 개장

조선해양관광의 도시 거제에 새로운 명물 하나가 탄생했다. 거제시민들은 물론 숱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이번 명물은 '배'도 '섬'도 '꽃'도 아닌 대나무다.

거제시는 하청면 실전리 와황마을 인근 제석산 일대 9만9000㎡(3만평)에 18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맹종죽테마공원을 조성, 11일 임시로 문을 열었다.

맹종죽테마공원은 2007년 농림수산식품부 공모 사업을 통해 향토산업으로 선정돼 2009년부터 거제맹종죽관광체험 상품화 사업으로 추진됐다. 지리적표시제 등록과 함께 다양한 가공품 개발이 이뤄진 이 사업은 주목도 많이 받았다.

2009년 농촌활력증진사업 전국 우수, 2010년 향토산업육성사업 전국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5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기도 했다.

국내 최초의 체험형 맹종죽테마공원

대나무와 숲을 활용한 맹종죽테마공원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체험형 맹종죽테마공원이다.

대나무 숲에서 죽림욕을 즐길 수 있고, 숲 속 레포츠를 통해 심신을 단련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다. 특히 맹종죽테마공원에는 5개 주제의 숲이 있다. '예술의 숲' '놀이의 숲' '소원의 숲' '치유의 길' '명상의 숲'이 그것이다.

빽빽한 대나무가 하늘을 가린 공원 숲속으로 뻗어있는 길은 한적하면서 정겹고, 포근하면서 운치가 있다. '예술의 숲'과 '놀이의 숲'은 친구 연인 가족들이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치유의 길을 접어들면 신발을 벗고 걸어야 한다. 대나무 줄기가 발바닥으로 전하는 대화를 몸으로 느껴 볼 일이다.

대나무 숲을 벗어나 '에코 어드벤처' 공간으로 나아갈 무렵, 피톤치드 향이 코를 찌른다. 명상의 숲이다. 위엄있게 서 있는 편백나무의 나열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숲 속 곳곳에 마련한 벤치는 연인들의 전유물이다. 사진촬영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공간이다.

이 공원은 기존 대나무공원의 틀을 깼다. 맹종죽테마공원 안에 자생하는 야생 대나무는 질적, 양적으로 국내에서 이름난 전남 담양 죽녹원 대나무와 절대 뒤지지 않는다. 조성된 숲길 또한 비교를 거부한다.

담양 죽녹원이 가지지 못한 것을 두 가지 이상 가지고 있는 맹종죽테마공원의 한적한 대숲을 거닐다 무료해지면, 전망대에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칠천바다의 해풍을 맞는 것도 또다른 즐거움이다.

대숲이 전하는 대화와 바다가 전하는 대화를 한꺼번에 만끽하는 공간은 전국에서 전무후무하며, 거제에서만 연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면, 짜릿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 '에코어드벤쳐' 공간으로 가면된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 날아가는 기분은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자아내게 할 것이다.

맹종죽테마공원이 풀어야 할 과제

맹종죽테마공원은 거제시의 새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풀어야 할 과제 또한 적지 않다.

임시개장 전에 이곳을 다녀간 전문가들은 숲의 규모, 다양한 프로그램 등에서 죽림원보다 양적, 질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대숲을 대표하는 담양 죽림원의 아성을 무너뜨려야 한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외도 지심도 지세포 학동 해금강 등과의 지형적 거리감을 극복하는 것은 난제다. 우선적으로 인근 칠천도와 연계한 스토리텔링의 완성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TIP. 대나무이야기

우리나라에는 4속 14종의 대나무가 자생하며 자생종과 도입종을 합해 모두 54종의 대나무가 있다. 주종은 왕대, 솜대, 맹종죽 3종이다. 거제 맹종죽은 죽순을 사용해 죽순대라고 불린다. 죽순은 4월에 땅 위로 솟아오르며,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좋다. 우리나라 맹족죽의 85% 이상이 거제에서 생산된다. 맹종죽테마공원의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며, 모험의 숲 에코어드벤쳐 이용료는 5,000원부터 2만원 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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