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에 웃음 때문에 나라를 망하게 한 여인이 있다.

포사라는 절세의 미인으로 주(周)나라 마지막 임금 유왕(幽王)의 후궁이었다. 문제는 포사가 웃지 않는다는 것이다. 왕은 포사를 웃게 하려고 악공을 불러 가무를 연주케 해도 허사였고, 포사가 낳은 아들을 태자로 삼아도 웃지 않았다.

다만 비단을 찢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는 말에 매일 비단 수십 필을 찢게 하려고 전국 각처에서 비단을 징발하여 백성의 원성을 샀다. 그러나 그조차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여산에 있는 봉화를 올려 제후들이 오랑캐가 쳐들어 온줄 알고 달려왔다가 속은 줄 알고 황당해하는 모습을 보고는 웃었다. 포사가 웃는다는 이유만으로 시도 때도 없이 봉화를 올렸는데 정작 나라에 반란군이 쳐들어 왔을 때에는 봉화를 올려도 제후들이 장난인줄 알고 오지 않아 나라는 망하고 만다. 마치 이솝 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을 연상케 한다.

웃음에는 진짜와 가짜가 있다. 입꼬리가 말려 올라가면서 눈가에 주름이 잡히는 웃음을 진짜웃음이라 하는데 보톡스를 맞은 얼굴로는 나타내기 힘들다. 18세기 프랑스의 심리학자 기욤 뒤센의 이름을 따 '뒤센미소(Duchenne smile)'라 부른다.

이에 비해 입 주위의 근육만으로 웃는 웃음이 가짜웃음이다. 항공사 여직원들의 웃음이나 사진 찍으면서 '김~치'하며 웃는 웃음이 그렇다.

미국 UC버클리 대학 연구소에서는 여고 졸업사진에서 진짜웃음을 웃는 사람과 가짜웃음을 웃는 사람을 나누어 그들이 52세가 되었을 때의 생활을 추적했는데 비록 빼어난 미인은 아니라도 진짜웃음을 웃는 사람의 결혼생활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고 보고했다.

유아는 하루 평균 300~500번 정도 웃지만 나이가 들수록 웃음의 빈도는 줄어 어른이 되면 미소를 포함해서 하루 평균 7~10번에 불과하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이 참 의미롭다. 가수 송창식의 '일엽편주에 이 마음 띄우고 허 웃음 한 번 웃자'라는 노래구절이 새삼 정겹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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