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행용

인고(忍苦)의 겨울 지나
꽃샘바람
그 차가움 품고서
해맑은 꿈을 엮어
그대
곱디고운
한 송이 몸으로 피어라

사치 없는 고귀(高貴)에다
헤픔 없는 풍요(豊饒)의 가락으로
질박(質朴)의 가지 위에
범치 못할 자태 쌓아
그대 그렇게
내 눈이 시리게 피어라

우아한 꽃잎에다
잔잔한 미소 담고
그 마음 깊은 곳에
가슴 저린 고독(孤獨) 묻어
그대 그처럼
섭리(攝理)의 뜨락에서
희디흰
절규(絶叫)로 피어라

2012년 4월5일 새벽 등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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