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섭 동부중학교장

▲ 강인섭 동부중학교장

“동부중학교 운동장은 뜰이고 인근 산들은 정원입니다. 좋은 자연환경속에서 밝고 건강한 동량들이 배출되리라 믿습니다.

고향을 위해 뭔가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거제로 발령 나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9월 동부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하게 됐고, 막상 와 보니 할 일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내년 9월 정년을 앞둔 강인섭 동부중학교 교장(전 거제교육장)은 마지막 교직 생활을 고향 거제와 후배이자 제자인 동부중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다.

2004년 교육감 선거에 출마, 낙마한 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고, 이것이 고향 학교에서 정년을 마쳐야겠다는 소신을 갖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됐다.

강 교장은 동부중 부임과 함께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갈증해소를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하는지 찾아 나섰다.

가장 큰 문제는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이었다. 또 남부면지역 초교 졸업생들의 동부중 유치가 시급한 당면 과제로 남아있었다.

남부중학교 폐교에 따라 남부지역 초교 졸업생들의 중학교 진학 문제가 논란거리로 대두됐고, 남부지역 학부모들은 교육청과 교육행정 지침과는 달리 동부중보다 통학거리가 먼 거제제일중학교로 진학하기를 원했다.

해결점은 찾지 못한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거리가 먼 학교로 보내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이에 강 교장은 부임과 함께 남부지역 학부모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에 나섰다. 강 교장은 학부모들과 수차례 만나면서 먼저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했다.

열악한 교육환경, 지역간 갈등 등도 동부중 진학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동부중학교가 남부지역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이 문제 해결만이 남부지역 학생들을 동부중학교로 진학할 수 있게 하는 길이었다는 것을 깨닳았다.

만남을 통해 학부모들을 설득하고 동부중학교의 발전 가능성과 희망을 꾸준히 심어줬다.
통학차도 배치하고 특별교육을 강화하며 인조잔디구장 조성을 추진하는 등 교육환경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갔다.

그 결과 지난 2일 입학식에는 남부면 지역 학생 12명 전원이 동부중학교에 입학, 동부중학교는 명실공히 동부·남부면 2개면을 통합하는 중학교로 거듭났다.

큰 숙제를 해결한 강 교장은 이제 후학들을 위한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교직생활 마지막으로 장학재단의 기틀을 다져 지역 학생들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뒷바라지하겠다는 것이 현재의 교육철학이다. 남다른 고향사랑의 발로다.

강 교장의 고향 애착은 산행에서도 드러난다. 매주 교직원들과 함께 거제의 산들을 오르며 아름다운 거제를 널리 알리면서 화합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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