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자동차를 몰고 가다가 외딴 곳에서 고장이 났다. 그는 어떻게 할 바를 몰랐다. 마침 그 옆을 미국 포드자동차 회사를 창립한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가 지나가게 되었다.

포드는 차를 멈추고 고장 난 차를 손봐주었다. 차주인은 고마워하면서 그저 수리공에게나 하듯 팁으로 2달러를 내밀었다. 그러자 포드는 웃으면서 "괜찮습니다. 저는 비교적 넉넉한 편이니까요"하자 차주인이 화를 벌컥 내며 "뭐라고요? 살만한 사람이 뭣 때문에 포드차 따위나 타고 다닙니까?"

1908년부터 생산된 포드자동차는 1915년에 무려 1백만 대가 거리를 누볐지만 초기작품이라 고장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현대자동차는 1974년 포드와 손잡고 자동차를 생산하려했지만 실패하고 독자모델을 개발하면서 차이름을 공모했는데 무려 5만8천여 통이나 응모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름이 '아리랑''무궁화''유신''새마을' 등이었다.

심사는 젊은이의 취향을 고려하여 여대생들이 했는데 빈도수가 높은 후보작을 제치고 소수 의견에 불과한 '포니(Pony)'가 추천된다. '조랑말'이라는 의미로 소형차에는 꼭 알맞은 이름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포니는 이미 포드사가 상표등록을 해놓은 상태였다. 현대자동차는 끈질기게 상표이전을 요구한 끝에 포드사로부터 양보를 받아내 국산 최초의 고유모델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1976년 1월 처음 판매가 시작된 '포니'는 그해 1만726대가 팔리면서 대번에 국내 승용차시장 점유율 43.6%를 차지했고, 그 여세를 몰아 1982년 1월에 '포니Ⅱ'가 나온다.

필자가 최초로 운전을 시작한 것이 1987년 7월 경 어두운 청색 중고 '포니Ⅰ'이었다. 따라서 포니에 대한 추억은 아직도 내 기억에 남아 있다.

이번에 울산박물관이 1980년식 자주색 포니Ⅰ을 5천만 원에 구입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현재 국내에는 원형이 잘 보존된 포니Ⅰ이 4~5대 정도밖에 없어 사실상 문화재급이 되었다니 내가 처음 탔던 포니Ⅰ이 새삼 그리워진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