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중 학생들 "X-마스 보내고 오니 등굣길 막혀"

▲ 수월중학교 정문 반쪽과 통학로가 쇠파이프와 부직포로 막혀 있다. 현재 학생들이 구조물을 피해 하교하고 있는 실정이다.

거제시와 거제교육지원청의 안일한 일처리로 통학로에 쇠말뚝이 설치되고 학생들의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

수월중학교는 개교 당시부터 지금까지 사유지인 수월동 1163-3번지를 학교 진입로로 사용해 왔지만, 토지소유주가 재산권 행사를 이유로 지난달 23일부터 정문 앞에 쇠파이프를 설치하고 부직포로 통학로를 막았다.

토지 소유주인 (주)오성 관계자는 "가설건축물을 세우려고 했으나 시에서 곧 보상절차가 있을 거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에 예산이 90%넘게 삭감됐다는 소식을 들어 재산권 행사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거제시의 부지매입 계획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인데다, 주민들의 주차장이나 농작물 재배 및 인근 공사장 자재 적재용으로 쓰이고 있어 경계를 확인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학부모들은 이 같은 상황이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었지만, 거제시와 거제교육지원청의 사전 예방 및 대처가 미흡했다며 신속한 해결책을 촉구하고 있다.

거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학교를 개교할 당시부터 정문 앞 진입로가 개인사유지인 것을 알고 있었으나, 도시계획상 도로인 점을 감안해 곧 도로가 개설될 것이라고 판단해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행정의 안일한 태도는 거제시도 마찬가지였다. 시는 관계자는 "2010년 당시 소유주인 윤석개발(주) 측의 동의를 얻어 수월중학교 진입도로 정비공사를 했다. 경매 입찰을 하면서 현 소유주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소유주인 (주)오성의 입장은 다르다. 회사 관계자는 "경매에 나온 부지를 매입할 당시 도시계획상 도로인 줄은 알았지만 땅의 일부를 통학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에 학생들의 통학로로 사용되는 땅이 개인소유이고 재산권을 행사하겠다는 문의를 했는데 시 담당자가 '마음대로 하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수월중학교는 부직포 등으로 통학생들의 전방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있는 만큼 교사들이 직접 도로로 등·하교 지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학생은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오니 학교 통학로와 학교 정문이 막혀있었다"며 "도로로 다니니 교통사고가 날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