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길 SUNFORCE 연구소장ㆍ관세사

고유가 시대와 에너지 고갈이 세계적 화두로 부상하면서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각국이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독일의 해상풍력발전 업체인 바드(Bard)사가 매물로 나와 각국의 인수전이 치열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드의 매각주관사인 JP모간은 지난달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아 10개사를 선정했으며 내년 초 매각을 끝낼 계획이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이 참여할 계획이라고 한다. 바드사는 2015년까지 400MW에 달하는 주문량을 확보한 상태라 인수에 성공하면 해상풍력부분을 선점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년 전부터 세계 최고 해양플랜트 기술과 에너지개발 능력 등 자원개발 분야에서 토털 솔루션 공급업체로의 도약을 추진 중이다.

특히 조선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해양제품을 생산하였으며, 독일 알베에이로부터 2009년 해양풍력발전설치선 3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선박산업 부진에 따른 세계시장의 변화를 읽은 대우조선해양의 변신과 선점은 바드 인수를 통한 도약의 호기를 맞고 있다. 해상발전시장의 성장세가 어떤 분야보다도 빠르고, 풍력발전기 등에 필요한 부품이 선박제조와 유사해 조선업과 연관성이 높다는 점도 인수요건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이 바드사를 인수하기 위한 선결조건은 최대주주(31.3%)인 산업은행의 승인 여부다. 바드 인수에 대한 산업은행의 시각은 일단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1조원에 달하는 예상 투자규모와 지난해 보다 다소 떨어지는 영업실적이 주된 이유로 알려져 있고, 무엇보다도 M&A(기업인수합병)의 대상이 곧 될 대우조선이 대규모 M&A 주체로 나설 경우 자칫 매각 절차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다 공적자금을 투입한 켐코(자산관리공사)가 내년 1월 주간매각사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것도 악재라면 악재다.

바드사의 인수 승인권을 가진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안정성만 생각하고 반대한다면 기업으로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거제 지역경제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체에만 마냥 맡길 수만은 없지 않은가?

대우조선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에 건의할 뿐이지, 인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본격적으로 인수전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지방정부와 지역민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대우조선 매각 방향과 신성장동력을 중앙정부에 요청할 권리가 있다.

가장 먼저 거제시장과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나서야 한다. 또 지방의원과 언론 및 시민단체 등이 청와대, 산업은행, 지식경제부 등 각계 요로에 바드 인수작업에 산업은행의 승인이 나도록 청원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