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최고야]남부면 명사마을

"좋은 모래와 얕은 수심, 조개잡이 체험과 영화감상까지 할 수 있어 인기가 좋을 수밖에요."

전국적 명성을 가진 명사해수욕장이 있는 남부면 명사마을은 그래서 지난 여름 피서객으로 북적거렸다.

명사해수욕장은 저구만의 망산이 바다를 막아 파도가 잔잔하고 수심이 얕다. 길이 350m, 폭 30m에 이르는 넓은 백사장과 갯벌이 펼쳐진 명사해수욕장은 그래서 거제의 '명사십리'로도 유명하다.

수령이 150년 이상 된 해송과 어울려 펼쳐지는 백사장 풍경은 여름이나 겨울이나 일상에 지친 눈을 시원하게 달랜다.

최근에는 해송 아래로 데크를 설치해 방문객들이 운치를 느끼면서 편히 쉴 수 있도록 했는데 반응이 여간 좋은게 아니란다.

명사마을은 50여가구 110여명의 주민이 도란도란 모여 사는 아름다운 해안마을이다. 전해오는 얘기로는 옛 이름이 '밀개'였는데 갯벌에서 밀조개가 많이 나서라고 한다.

임진왜란 말 남원양씨가 터전을 잡으며 마을이 형성되기 시작, 1950년 한국전쟁 때는 UN군 포로수용소로 사용돼 마을주민들이 인근 근포마을로 피난을 가기도 했다. 1953년 휴전이 선포되고 UN군이 철수하자 본래 주민들이 돌아왔다.

명사마을의 생업은 반농반어 형태지만, 최근 노령화가 가속화 되면서 농사짓기를 포기하는 노인들이 늘어 마을에 새로운 수입원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고 한다.

강희석 마을이장은 "농사라고 해봤자 할매들이 소일꺼리로 거둔 시금치 마늘 파 등을 등산객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전부다, 가을부터 봄까지 망산에 오는 등산객들이 많은데 해풍맞은 채소라고 좋아라하며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

그래서 마을사람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했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지만, 더이상 관광객을 끌어들이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해송 밑에 데크를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잔잔하던 명사마을에도 개발의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내년에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어촌종합개발사업'이 착수될 예정이다. 해수욕장에 100m 데크를 설치해 파고라와 다이빙대를 만드는 등 관광객들이 편히 쉬고 즐길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60m로 확장되는 선착장은 올해 3월 개항한 명사유람선 활성화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마을사람들은 또 지난 1일 장사도 유람선 접안문제가 일단락되면서 관광객 유입 등 마을 발전에 어느 정도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제2포로수용소유적공원'이 명사마을에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강 이장은 "마을에는 지금까지도 포로수용소였던 흔적이 남아 있다, 연병장, 취사장 등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활용하면 역사체험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명사마을 사람들이 반드시 지키려는 것도 있다. 바로 옛날과 다름없는 인심과 미풍양속이다. 마을사람들은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서로 위하는 마음도 베풀 줄 안다. 매년 5월에 효도관광을 가는데 마을 어르신뿐만 아니라 마을주민 전체가 함께 나들이에 나선다.

구불구불한 소나무 주름사이로 마을의 희노애락이 흐르는 곳, 맑디맑아 햇빛을 받으면 유리알같이 빛나는 '명사십리' 백사장이 펼쳐진 명사마을.

'명사해수욕장'이라는 네임파워와 탑포권역 중심마을로 관광기반이 확충되면 어떤 마을로 성장할지 그 미래가 사뭇 기대된다.

폐교 활용해 마을 수익원으로…
"명사해수욕장 내에 학교가 있습니다. 학생들의 수업환경에도 그렇고 관광시설 확충에도 애로가 따릅니다."

강희석 명사마을 이장(61)은 학교를 해수욕장 밖으로 이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힌다. 그는 학교건물을 전시관이나 숙박시설 등으로 활용하면 마을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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