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칼럼위원

드디어 12월이다.

한해가 가는 아쉬움을 빌미로 술꾼들의 눈은 반짝이기 시작한다. 이럴 때 지혜로운 술 먹기가 필요하다. 치킨집에서는 대개 맥주도 함께 판다. 맥주의 원료인 보리가 음(陰)이므로 찬 성질을 갖는다.

따라서 안주는 양(陽)의 기운을 가진 닭고기가 알맞기 때문이다. 소주를 마실 때는 돼지수육이 좋다.

소주의 원료인 쌀이 양(陽)이라면 돼지고기는 음(陰)이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를 제법 오랫동안 삶았다 싶어 끄집어내어 썰어보면 속에는 아직 핏기가 가시지 않는 것도 음이 너무 강한 탓이다. 몸에 열이 적은 사람은 뜨거운 성질의 소주 종류가 좋고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성질이 차가운 맥주 같은 발효주가 좋다.

음양의 이치 말고도 19세기 말 이제마(李濟馬)선생이 창안한 사성체질도 잘 이용하면 술 마시는 데 도움이 된다.

영웅심과 자존심이 강해 술자리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기주장을 고집하는 태양인(太陽人)은 타고난 건강체질이지만 간(肝)이 허해 절주를 해야 하는데도 2차 3차를 먼저 부르짖는 형이다.

술보다는 술 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소양인(少陽人)은 콩팥기능이 약한 탓에 좀 마셨다하면 아침까지 숙취를 느낀다. 사교성으로 인해 매일 마시는 애주가가 많다. 이런 형은 맥주가 좋다.

태음인(太陰人)은 간이 좋아 술과 궁합이 잘 맞는 체질로 두주불사(斗酒不辭) 청탁불문(淸濁不問)을 외치며 마지막까지 술자리를 지키는 고독한 승리자다. 맥주는 배가 불러 싫어하고 차라리 폭탄주 같은 독주를 선호한다.

체질적으로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少陰人)은 마셨다하면 술 먹은 표시를 금방 나타낸다.

술에 약하면서도 강한 척 하는 경우도 많다. 깔끔하고 착실한 성격답게 부드러운 브랜디 종류가 알맞다.

그러나 이것저것 따지기 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자리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즐겁게 마시는 것이 최고의 건강비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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