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칼럼위원

#1 광주광역시의 어느 중학교 교실
평소 수업태도가 불량한 2학년 B양(14)을 A여교사(31)가 훈계하려하자 B양이 갑자기 여선생님의 머리채를 잡고 욕설을 하며 끌고 가자, 옆 교실에서 달려온 교사들이 겨우 말렸다.(2011년 11월 2일자 신문)

#2 대구광역시의 어느 중학교 복도
김모(51) 교감이 3학년 권모(15)군의 담배를 압수하자 권군이 "XX 내 돈 주고 산 담배를 왜 뺏고 지랄이야"하고 욕설을 내뱉으며 교감의 머리, 배 등을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하는 일이 있었다(같은 달 8일자 신문)

#3 천안 어느 초등학교 6학년 영어시간
교실을 찾았던 50대 여자교감이 그림을 그리고 있던 A군에게 똑바로 앉으라고 3차례 말한 뒤 다가가는 순간 A군이 교감의 멱살과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소동이 있었다.(같은 달 11일 mbc보도)

우울한 11월의 무너진 교단의 모습이다. 17일 연합뉴스에서는 최근 2년 동안 경기도 내 학교에서 '학생을 때린 교사'보다 '교사를 때린 학생'이 더 많았다고 보도했다.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이 1802년 강진으로 유배 왔을 때 당시 시골 아전의 아들이었던 열다섯 살의 황상(黃裳 1788~1870)을 제자로 받아들인다.

평생을 진정한 스승과 제자로서의 만남이었다. 스승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에 마재(지금의 남양주)까지 천리길을 걸어서 찾아가 뵙고 돌아오는 길에 스승의 부음을 받자 다시 마재에 올라 상을 치른 후 강진으로 돌아온다.

그 후 다산의 장남 정학연이 황상에게 보낸 서찰에서 '황상과 우리 집안은 죽을 때까지 변치 말자'는 내용의 정황계첩(丁黃契帖)이 아직도 남아 있다. 지난 11일에는 마음으로 오가든 사제의 도탑고 질박한 정을 담은 황상의 시첩이 공개되면서 황상은 새로운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옛날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고 말하면 요즘 청소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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