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한약복용]이상복 옥포자향한의원 원장

2009년 중국 부작용 사례, 87%가 양약
탕제로 인한 약화사고는 0.5%에 불과
한의사 진단기 사용 제한, 오히려 '발목'

우리가 복용하고 있는 한약은 얼마나 안전할까? 최근 서울 강남구 한의사회에서 한의원 서른 곳의 한약을 국가공인검사기관인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에 의뢰하여 검사를 한 한약안전성 검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검사항목은 탕제의 중금속, 잔류농약, 잔류이산화황, 벤조피렌, 아플라톡신B1 등으로 모두 기준치의 수십에서 수백분의 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우리들이 매일 먹는 음식보다 안전한 수준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세간에는 한약의 안전성과 간독성에 대해 근거없는 의구심을 제기하는데 한약도 약인만큼 당연히 약화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한약 투여에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면 한약의 약화사고 비율은 양약에 비해 얼마나 높을까?

우리나라에는 아직 약물의 부작용에 대해 연구를 전담하는 국가기관이 없어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지만 한약과 양약이 공존하는 이웃나라들의 예를 살펴보면 짐작은 할 수 있다.

중국의 식약청이 발표한 2009년 약품불량반응보고서에 의하면 총 63만8,996건의 부작용 사례 중 양약으로 인한 건수가 86.7%, 한약으로 인한 건은 13.3%로 나타났다.

이중 한약으로 인한 건 중에서도 99.5%는 한약제제(한양약 복합제제, 한약주사제, 한약수액제 등)로 인한 것이고 탕제로 인한 약화사고는 0.5%로 나타났다. 즉 탕제로 인한 약화사고는 전체 약화사고의 0.07%에 불과한 것이다. 항생제가 화학약품 부작용의 55.2%를 차지했고 심혈관계약물이 7.6%를 차지했다.

미국의 경우 2005년 DILIN(약인성간손상네트워크)에서 연구한 결과 총 96례에서 간손상 원인물질 1위는 항생제(26례)이고 그 다음이 항경련제(10례), 항결핵제(6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5례), 마취제(4례) 순이고 한약을 포함한 보완대체의료는 7.3%에 불과했다.

1994년 독일 뮌헨에서 1,507명의 한약복용환자를 분석했더니 간기능 수치인 ALT(SGPT)가 2배 이상 상승한 경우는 0.9%(14명)이었다. 이 중 5명은 과거 간질환이 있었고, 13명은 한약 복용과 연관되었다.

일본과 홍콩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총 2,496명 중 약 9명(0.6%)의 간기능 수치의 상승이, 홍콩에서는 1701명 중 3명(0.2%)의 상승이 보고되었다고 한다.

최근 강동경희대병원에서 한약과 양약을 동시에 처방받은 환자 892명중, 간손상 소견을 보인 48명에서 한약과 양약의 병용 투여가 간손상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보인 경우는 5명이었다고 한다. 34명은 기존에 간손상이 있었던 환자였다고 한다.

본 연구에서 간독성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제외하지 않았고, 간독성 약물로 알려진 한약을 복용한 환자들까지 포함하여 조사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인성 간손상 유병율은 0.56%에 불과하고 증상도 가벼운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일부 의사들에 의해 한약의 간독성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서가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에는 환자의 간질환 이환 여부, 면역특이반응을 보이는 환자, 양약을 복용중이거나 기왕력을 가진 경우, 안전성 검사가 미흡한 식품용 한약재가 들어간 건강식품과 독성이 강한 한약재가 들어간 민간약의 복용 여부, 음주나 비만, 스트레스 부하 등의 간질환 유발과 관련된 선행요소가 배제된 상태에서 실험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처럼 제대로된 연구는 진행된 바가 없었다.

앞의 열거한 예들로 알 수 있듯이 한약으로 인한 독성간염의 발생은 한의사의 진단기기 사용이 제한되어 있는 것이 큰 원인이다. 한의원에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초음파검사를 하게한다면 한약으로 인한 독성간염이나 약물부작용이 현재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2011년 11월 강남구한의사회회보를 참고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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