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 거제백병원 6내과 과장

소화불 환자 72% 만성위염 앓아…불규칙한 식사·과음·과식 개선해야

이영우 거제백병원 6내과 과장
소화불량은 특별한 원인 없이 상복부의 불쾌감이나 통증이 반복되는 것을 말하지만, 아직까지 그 병태생리가 확실히 밝혀져 있지는 않습니다. 전체 인구 중 약 25%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사회적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소화 불량을 호소하는 전체 환자의 10~20%는 비전형적인 위·식도역류질환, 약 35%는 위의 운동이상, 30-60%는 헬리코박터 감염, 나머지는 위 운동의 부조화 내지는 장의 감각 감지 이상 등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헬리코박터는 소화성 궤양의 중요한 병인으로 밝혀졌지만, 비궤양성 소화불량의 병인으로서의 역할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비궤양성 소화불량에서 헬리코박터의 감염률과 대조군에서의 감염률이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소화불량증의 증상은 천차만별입니다. '더부룩하다, 얹힌 것 같다, 체했다, 울렁울렁하다, 우리하다, 부글부글 끓는다….'부터 식후 포만감, 식욕부진, 복부 팽만감, 조기 포만감, 트림, 상복부 불쾌감 또는 통증, 속쓰림, 오심 또는 메스꺼움, 구토, 위산 역류, 가슴앓이 등의 다양한 증세가 나타납니다.

이 중에서 식후 불쾌감과 포만감이 가장 흔한 증상입니다. 대개 증상을 주기적으로 또는 지속적으로 호소하면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데 수주간 증상이 없다가 수주 내지는 수개월 동안 증상이 다시 지속되기도 합니다.

Colin-Jones등은 기능성 소화 불량을 궤양형(ulcer-type), 역류형(reflux-type), 운동 장애형(dysmotility-type)의 3가지 형태로 분류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들은 증상에 따라 약간씩만 차이가 있을 뿐, 서로 확실히 구분되지는 않으며 여러 형태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궤양형의 경우 실제 궤양이 없는데도 궤양 환자처럼 속이 쓰리고 아픈 흔히 밤에 발생하는 심와부 동통을 호소하며, 흔히 음식이나 제산제에 의해서 증상이 호전됩니다. 위산 분비 자체는 정상이지만 환자가 위산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속이 쓰린 원인을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역류형은 위식도 역류 질환처럼 신물이 넘어오거나 가슴 중앙이 쓰리고 아픈 증상을 호소합니다. 운동 장애형은 상복부 팽만감과 구역질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배출능이 감소되었거나, 위가 음식물로 팽만될 때 내장 감각신경이 과민 반응을 보임으로서 증상을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운동장애형이 가장 흔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대한소화관운동학회가 전국 10개 병원을 대상으로 소화가 잘 안 되는 환자 3038명을 조사했더니 내시경 검사 등에서 정상이거나 만성위염 정도만 있는 사람이 72%였습니다. 그 외 소화성 궤양 14.6%, 역류성 식도염 2.6%, 위암 1.4% 순이었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분명한 질환이 없으면서 다양한 임상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가 단순하지 않습니다. 식이 및 정신적 스트레스 등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할 뿐만 아니라, 치료약이 아닌 경우에도 약 13∼73%에서 증상의 호전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치료 효과의 판정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더구나 환자가 암과 같은 다른 질환을 걱정하는 것이 오히려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담당의사에게 현 상태에 대한 충분히 설명과 이해를 얻고 안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의학에서 소화의 문제는 크게 위식도역류, 기능성소화불량, 과민성 장증후군, 변비 등입니다. 선진국에서는 과민성장증후군과 변비 등이 가장 대표적인 소화기 질환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화불량증 비중이 더 큽니다.

너무 짧고 불규칙한 식사시간과 과음.과식 등이 우리의 소화불량증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약제에 장기적으로 의존하여 복용하는 것보다는 증상이 심할 때에만 약제을 복용하고 규칙적이고 적절한 섭취를 기반으로 하는 생활 습관의 개선 및 식이요법를 중요시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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