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최고야] 둔덕면 농막마을

농막마을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거제 5대평야 중 하나인 둔덕평야가 눈앞에 광활히 펼쳐져 있어 고려 성종 6년에는 농막 일대에 기성현을 설치해 거제도를 통치했을 정도다. 

둔덕평야는 토질이 비옥하고 수량이 풍부하다. 둔덕천에서 흘러내리는 물 덕분에 아무리 가물어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그야말로 '젖과 꿀'이 넘치는 마을인 셈이다. 마을 이름인 '농막'도 농사짓던 막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하니 얼마나 농사짓기 좋은 땅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농막마을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마을이다. 특히 고려 18대 의종왕과 관련된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 정중부의 반란에 쫒겨온 의종왕은 농막에 살면서 둔전을 설치, 농사를 짓게 했다.

수백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안치봉, 마하터, 여관곡, 자주방 등지에서는 고려 의종이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또 농막마을은 나라 잃은 설움을 이겨내고자 일제에 항거했던 곳이었다. 일제시대 '곽붕석 사건'은 유명하다. 1920년 마을에 호열자(콜레라)가 창궐하자 일제 경찰들이 면민들을 분리 수용하려 했다. 마을주민들은 곽붕석 옹을 중심으로 경찰에 대항해 봉기했다.

쇠고랑, 빗자루, 괭이 등을 들고 경찰의 총칼에 맹렬히 대항한 것이다. 그 기세가 얼마나 용맹했는지 일경은 이를 대규모 '소요사건'이라고 판단, 곽붕석 등 10여명을 잡아갔다. 농민들은 잡혀가면서도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농막마을도 변하고 있다. 농업이 전성시대를 맞았을 당시에 마을은  80여호가 넘는 큰 마을이었다. 현재는 50여가구가 남아 주로 포도농사를 짓는다. 농막포도는 당도가 높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선도가 뛰어나고 알이 굵어 전국으로 팔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서울시 구로동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납품을 위해 김천, 옥천 지역의 포도들과 품평회를 벌인 결과 농막포도가 '최고품질'을 인정받았다. 이에 올해 포도 수확량의 대부분을 서울로 올려 보냈다 하니, 다시 한 번 농막 포도의 우수성이 검증된 셈이다.

옥덕명 이장은 "시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랑할 만큼 농막(둔덕)포도의 품질은 최고다. 산골이지만 바다가 가까워 해풍을 맞고 자라서 당도가 월등히 높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포도 농사가 힘이 들긴 하지만 수입이 쏠쏠하다, 젊은 사람들이 일이 배워 명맥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농막마을 중심에는 수영장과 잔디구장이 있다. 거제둔덕시(時)골 마을로 쾌적한 농촌 환경을 보존하면서 복합쉼터 등 쉬어가는 공간을 조성했다. 마을 환경도 개선하고 방문객의 유입도 늘리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의 결과다. 마을사람들은 폐교로 방치됐던 둔덕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올 여름에는 좋은 환경과 시설이 입소문이 나면서 입장객을 제한해야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둔덕시골마을을 찾았다 한다. 
 사람들이 오고가면서 농막마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옥덕명 이장은 "요즘엔 은퇴 후 우리 마을에 집짓고 살고 싶다며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농막마을은 살기 좋고 활기차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젖과 꿀'이 넘치는 농막마을. 전형적인 농촌 지역의 장점을 극대화해 생활의 편리함과 새로운 수익구조의 창출로 '살고 싶은' 그곳이 바로 농막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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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거보수 예산이 확보돼 좋습니다"

                                                           -옥덕명 마을이장


"큰 비가 내리면 마을에 피해가 생길까 조마조마 했었는데 이번에 보수공사를 하게 됐다."

마을의 숙원사업에 대해 묻자 옥덕명 이장(67)은 최근 마을 구거보수에 필요한 예산 8,000만원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어 옥 이장은 이번 예산확보로 토사에 형성된 구거에 사석을 쌓아 사면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비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비가 내릴 때마다 인근주택과 농경지에 침수피해가 발생할까 마음 졸이던 걱정을 덜게 됐다며 옥 이장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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