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옥포 자향한의원 원장

녹용·당귀·산수유·사향으로 제조…'만성피로' 수험생·직장인에 효과

인기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 등장해서 여러 사람의 관심을 끌었던 약이 있다. '공진단'이라는 환약인데, 사실 저자 본인은 TV를 잘 안보는 편이라 정확히 어떻게 소개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공신단'이 맞다 '공진단'이 맞다 갑론을박 하는데 이름의 출전을 따져보면 논란이 되는 '辰'의 발음이 북극성을 가리킬 때는 '신'으로 읽는 것이 맞으나, 워낙 '공진단'이라는 이름이 알려져서 되려 공신단이 생소하다. 여기서는 익숙한 이름인 공진단으로 통일하겠다.

공진단은 원(元)대 의가(醫家)인 위역림(危亦林)의 『세의득효방(世醫得效方)』에 처음 나오는 처방으로 황제에게 진상된 진귀한 약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세간에서는 '황제의 보약'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위에서 '辰'의 발음이 북극성을 뜻할 때는 '신'이 되느니 하는 말은 무엇인가 하면, 이 약의 이름이 『논어(論語)』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인다.

『논어(論語)』 「위정(爲政)」편의 시작에 나오는 "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而衆星共(=供, 拱)之(정치를 덕으로써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북극성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뭇 별들이 그에게로 향하는 것과 같다)"라는 글이 그 출처다.

북극성은 하늘에 고정되어 있는 붙박이 별에다 매우 밝은 별로, 모든 별이 그 주위를 돌고 있다. 이를 보고 공자(孔子)는 제왕의 정치가 이러해야한다고 비유를 한 것인데 이 약의 이름도 이런 것을 본따서 지은 것이다.

▲공진단
이 약은 체질이 선천적으로 허약하거나 잔병치레를 한다거나 노화로 인해 기력이 쇠할 때 쓰기 좋은 처방이다. 동의보감에는 "허약한 체질을 타고 난 사람이라도 공진단을 복용하면 선천적 원기를 굳건하게 하여 신수(腎水)를 오르게 하고 심화(心火)를 내리게 하여 온갖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다.

약재는 녹용, 당귀, 산수유, 사향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녹용도 귀한 약재지만 사향은 훨씬 고가에 구하기 힘든 약재이다. 그 외에도 인삼이나 홍삼, 숙지황 등을 가해서 쓰기도 하고 사향을 대신해 목향이나 침향을 넣기도 한다.

또 이 약을 만들 때 여러 가지 제조법이 있는데 대(代)를 이어 만들어 온 각 한의원만의 독특한 노하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약재를 졸여서 고(膏)를 만들어 알약을 빚기도 하고 꿀을 졸여서 쓰기도 한다. 또 보통 금박을 입히는데 황금(黃金)은 심신을 진정시키고 해독을 하는 작용이 있다.

녹용은 원기부족, 피로를 개선시키고 당귀, 산수유는 체내에 혈을 보강시키는 작용을 한다.

공진단이 고가인 이유는 바로 사향 때문으로, 사향은 사향노루 한 마리당 20g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데다 최근 사향노루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 보호협약'에 의한 거래허가 품목으로 지정돼 있어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므로 공진단에 쓰이는 사향은 식약청 인증마크와 원산지가 분명하게 표시된 정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비교적 두루 복용할 수 있는 공진단은 우선 체력 및 정신력 소모가 심한 수험생이나 스트레스, 음주로 간 기능이 약해져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게 좋다.

노인의 경우 노화에 따른 체력 및 면역력 저하, 기억력 감퇴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

여성의 경우에는 수술이나 큰 병으로 원기가 쇠약해진 경우, 혈액순환 저하로 몸이 무겁고 저린 경우, 가슴이 뛰고 어지러우면서 불면증이 있는 경우에 좋은 약이며 이외에도 여성의 갱년기 장애를 비롯한 기타 모든 허증 및 피로가 쌓여있는 경우에 효과가 있다.

이렇듯 공진단은 허약체질과 양기부족, 만성피로, 노화방지에 좋고 특히 간 기능 개선에 효과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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