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87년 이래 1백20억 부채 누적

<기성신문 제34호 1992년 1월18일자> 장목·외포·하청면 지선일대 홍합양식물이 연 5년째 집단폐사, 해당어민들이 1백2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으나 관계당국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매년 봄 채묘를 생산, 6~7월에 수하시켜 11월부터 이듬해 3월사이 수확하는 이 일대 1백19㏊의 홍합양식장에는 3백여 어민들이 연간 4만t을 수확, 25억여원의 소득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 87년 여름부터 대규모 적조와 빈산소 수괴현상이 빈발하면서 90년대 중반까지 1백% 가까운 집단폐사율을 보이다 90년 하반기부터 먹이생물 정상환원 기미가 보이면서 다소 호전되던 것이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또다시 황폐화, 14일 현재 80% 이상의 홍합이 죽어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장목·외포·칠천도 연안에 ▲수년전부터 먹이 생물인 소형 플랑크톤 생성대신 대형규조류만 발생되는 기현상 지속 ▲이상기온과 관련한 고수온화 현상 ▲무분별 패각투기에 따른 부패독가스 분출 ▲해양오염에 따른 자연생태계 파괴 등 복합적 요인이 겹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5년간 누적된 장목·하청일대 홍합양식 어민들의 부채가 1백20억원에 달해 수십차례나 국회 농수산위원회와 도수산과, 거제군 등 관계기관에 대책강구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에는 관계자 대책회의를 여는 등 관심을 보이던 당국이 89년 이후로 적극적 조치가 전혀없이 4~5차례 형식적 수질검사에만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대부분 어민들은 이 같은 집단폐사 원인을 낙동강 하구언 방파제건설로 담수유입변동에 의한 플랑크톤의 부족과 낙동강 연안의 대규모 해태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수만여톤의 염산이 폐기돼 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통영수산연구소, 거제어촌지도소 등 수산당국은 『낙동간 하구댐 건설이전 생태계 조사자료가 없어 직접적 피해원인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하고『자연적 환경과 밀식이 주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홍합양식 어민대표 이용씨(52)는『지난 4년간 수십 차례 관계당국에 대책강구를 호소했으나 당국은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았다』며『굴·멍게 등 타 업종으로 허가변경이라도 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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