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고현 향기로운치과 원장

좋은 양치 습관이 치아 건강에 필수…홈메우기 시술로 음식물 저류 '차단'

예전에 있었던 일화입니다. 유치원 다니는 아기가 엄마와 함께 저희 병원에 내원했습니다. 젖니가 몇 개 썩어 있었고, 음식물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칫솔질 습관 개선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아기 어머니께 "이를 잘 닦아야겠어요"라고 말하니 "우리 아이는 이를 잘 닦아요~ 호호"라 하셨습니다. "그럼 혹시 과자를 자주 먹나요?"라 물으니 "네. 하지만 유기농만 먹이니까 괜찮지 않나요?"라 답하십니다.

저는 말문이 탁 막힙니다. 유기농, 즉 농약을 거의 쓰지 않은 농산물로 만든 제품이라고 세균이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치아 표면에 음식물이 끼어 있다면 세균은 달라붙게 마련이고, 결국은 이가 썩게 되어 있습니다. 유기농 정도가 아니라 임금님께 받치던 수라상의 음식이라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슷한 예로 치아 홈메우기도 그렇습니다. 만6세에 첫 번째 영구치인 큰어금니가 처음 올라오는데, 그 이가 멀쩡한 애들보다 썩어서 치료하는 아기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 이유로 아직 양치 습관이 자리잡지 못한 측면도 있고, 치아에 주름이 많기에 음식물 저류가 많아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홈메우기를 시술합니다. 즉, 주름에 '실란트'라는 재료를 메꿔주는 것이죠. 그러면 음식물이 잘 끼지 않기 때문에 이가 덜 썩는다는 것입니다.

치아에 주름이 많은 아기들은, 이가 썩기 전에 치아홈메우기를 해주면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양치 습관이 불량하면 실란트 주위에 음식물이 끼게 되고, 결국 이는 썩게 되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충치나 잇몸 질환이 안 생기게 하는 '약'이 없냐고 하십니다. 그런 분들께는 '치약'을 권해드립니다. 먹는 약은 몸 안에서 분해되어 혈류를 타고 온 몸으로 전달되는데, 잇몸이나 치아에까지 도달하는 양은 극히 적습니다. 여기 저기 다 퍼지기 때문이지요. 한국인이 좋아하는 '먹는 약'의 형태로 세균을 죽이려면 아마 배부를 정도의 알약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에 비해 치약은 칫솔에 묻혀 필요한 부위에만 적용시킬 수 있으니 적은 양으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치약을 '치아와 잇몸에 바르는 연고'라고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한 치아와 잇몸을 위해 세균과 싸우는 법을 말씀드렸습니다. 너무나 상식적인 얘기지만 이를 깨끗이 잘 닦는 '습관'을 가지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습니다.

구강내 상주균(입 안에 살고 있는 세균)은 평생 같이 살아가는 동반자(?)입니다. 평생 적절한 개체수와 활동성이 유지된다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고, 비정상적으로 수가 늘거나 활동성이 증가하면 병이 생기는 것입니다. 좋은 습관으로 동반자를 잘 다독거려 건강한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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