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개최를 목표로 거제 해양페스티벌이 준비되고 있는 모양이다. 준비위원회도 구성됐다.

조선해양도시 거제의 산업적 특성을 제대로 구현, 조선, 해양과 관광이 함께하는 종합형 축제로 꾸린다는게 준비위의 복안이다. 범선 5대를 불러 범선 이벤트를 만들고 해양스포츠, 문화예술이벤트도 색다르게 준비할 계획이다. 총괄기획은 KBS 미디어측이 맡고 전국방송으로 중계도 할 것이란다.

BS 미디어측은 "세계 최고의 선박건조기술과 인적자원을 가진 거제의 지역특성에 맞는 신 해양문화축제를 충분히 만들어 갈 수 있다"며 자신하고 있다.

산발적, 소규모로 진행되며 '그렇고 그랬던' 거제 축제들의 현실을 볼 때 훌륭한 발상임에는 틀림없다. 기대하는 바도 크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마산 MBC 주관 '바다로 세계로' 해양축제가 오버랩 되는 이유는 뭘까?

올해로 18년째인 이 축제 역시 기획단계에서는 이처럼 장밋빛이지 않았을까? 18년전 해양 스포츠란 개념 도입은 신선함을 주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따라서 그때 시민들의 기대도 컸었다. 그러나 어땠는가?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긴장감이 사라지고 컨셉의 빈약함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관심과 기대와 참여가 식기 시작했다. 매년 5억 가까운 예산이 주관사인 마산 MBC에 지원됐다. 예산이 아깝다는 여론들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이 축제의 무용론이 두드러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를 반영하듯 내년에 개최하겠다는 '거제해양페스티벌'은 기존 '바다로 세계로'와는 다소 다른 컨셉을 구상하고 있다.

즐기고 참여하는 축제, 조선해양도시라는 지역특성을 보다 잘 구현할 수 있는 내용으로 축제를 기획한다는 것이다.

각종 전통 한선 체험, 범선 축제, 거제 주재 해외 선박인들의 교류의 장, 수상 무대 등이 그 내용이고 이를 통해 조선, 해양, 거제를 일체로 부각시켜낸다는게 의도다.

하지만 발상 자체가 결과를 100% 담보하지는 못한다. 해양과 조선과 거제를 하나로 묶어내는 새로운 개념의 축제개발이란 발상자체는 분명 신선하다.

그러나 발상이 현실적 결과로 나타날 때 그 발상은 평가를 받는다. 그 과정동안 넘어야 할 난제들이 분명 많다. 그렇기에 기획의도대로 명실상부한 최고의 조선, 해양, 문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야무진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위가 명심할 부분이다.

'바다로 세계로'의 전철을 제발 밟지는 말자.  차별적이고 비전적인 컨셉으로 시민들의 대거 참여와 관심을 끌어낼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재검토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시민들은 또 하나의 거창한 이름속에 가려진 초라한 축제를 다시 보고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획단계서부터 지역의 의사를 적극 반영시켜 가야한다. 방송을 무기로 한 방송사의 편의적 컨셉에 무조건 끌려가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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