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교회 목사 허 정 강

어떤 분의 글에서 꿩 농장에 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님이 꿩 목장을 방문한 적이 있으셨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 꿩 목장은 울타리만 쳐있고 천장이 없더라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꿩 목장에 천장이 없으면 다 도망하지 않겠습니까? 날개달린 꿩의 날개를 다 꺾어 놓든지, 아니면 약을 먹여놓지 않았으면 꿩이 다 도망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 목장에 있는 꿩들은 다 멀쩡한 놈들이더라는 것이지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비결은 간단하더랍니다. 꿩은 하늘을 보지 않으면 날려고 하지 않는 속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넓은 농장의 하늘을 다 가리려면 비용이 많이드니까 목장의 주인은 꿩에게 모두 모자를 하나씩 씌워놓았더라는 것이지요. 새머리는 작으니 큰 모자도 필요없구요.

하늘만 보지 못하도록 작은 모자 하나씩을 푹 눌러 씌워놓았더니 이 꿩들이 하늘을 날 생각을 하지 않더라는 겁니다. 그리고는 주인이 던져주는 모이를 받아먹고, 그러다가 살이 찌면 냉면집에 팔려가더라는 것이지요.

이 땅에서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꿩과 닮아 있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주인이 던져주는 모이를 주워 먹고 살아가는 꿩처럼, 세상의 것을 얻고 누리고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것처럼 생각하고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연봉이 더 많아지고, 차의 배기량이 더 커지고, 아파트의 평수가 더 넓어지고, 아이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고…. 이런 것들을 좇아 살아가면서 그것이 최고의 가치인 것처럼 여기고 좇아 살아가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눈앞에 보이는 것을 좇아 살아가는 것이 과연 최선의 삶일까요?

마태복음 24장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노아의 시대에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느라 구원의 방주를 외면한 것처럼, 종말의 때에도 사람들은 그런 것에 빠져 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

먹고 마시고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버린 세대에는 소망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먹고 마시고 쾌락을 추구하느라고 궁극적인 가치를 추구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은 종착역에는 허무함이 남게 되어 있습니다.

꿩은 사육되는 농장에 있으면 아무리 맘껏 배부름을 얻는다 할지라도 꿩이라 할 수 없습니다. 꿩은 하늘을 바라보고 땅을 막차고 하늘을 날아오를 수 있을 때 비로소 꿩다운 꿩이 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은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지만 우리의 머리는 하늘을 향해 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하늘의 영광과 꿈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하늘 꿈을 간직할 수 있을 때 진정 능력 있는 삶이 된다는 것입니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옵니다. 휴가 기간 동안 분주했던 삶을 잠시 접어두고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 꿈을 찾아보는 여유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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