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진단하는 '얼굴 떨림 증상'

대부분 일시적인 근육경련 판명
고혈압·당뇨환자 전이 확률 높아
침뜸치료·한약처방 응용하면 효과

"눈이 자꾸 떨리고 얼굴이 씰룩거리는데, 이거 중풍(中風)인가요?"

이는 진료실에서 환자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주 묻는 질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주로 환자들이 물어보는 것은 뇌혈관질환으로서의 중풍이 맞느냐고 물어보는 것으로 이런 뜻으로 묻는 것이라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선조들이 우리 몸에서 드러나는 것 중 떨림을 동반하는 여러 증상을 풍(風)으로 여겼다.

이는 마치 자연현상 중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바람이 부는 곳에서는 나뭇가지든 빨래든 흔들리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이를 본따서 흔들리는 여러 증상을 '풍(바람)'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라면 얼굴이 떨리는 것도 풍의 일종으로 볼 수 있고, 실제로 한의학에서도 이를 풍의 일종으로 보고 치료를 한다.

하지만 얼굴이나 눈꺼풀이 떨리는 증상은 환자들이 걱정하는 중풍, 현대의학 용어인 뇌졸중(CVA)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우리들이 걱정하는 중풍의 경우, 신체 일부나 전신에 경미하고 부정기적인 증상들이 일어나는데 이를 중풍전조(前兆)증이라고 한다.

이 전조증 중에는 머리가 자주 아프고 어지럽거나, 한쪽 팔다리의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손가락이 자주 저리고 감각이 둔하거나, 눈주위와 얼굴의 근육이 잘 떨리거나, 어지럽거나 메스꺼워 토하고 싶은 증상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와 같이 얼굴이 떨리는 증상은 중풍의 전조증에 해당은 되지만 중풍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런 증상들이 단독으로 나타나지 않고 여러 가지 증상이 겸하여 나타나고 지속적이며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눈꺼풀이 실룩거리고 얼굴이 떨리거나 얼굴에 벌레가 기어가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진찰해보면 대부분 중풍과 무관한 일시적인 근육경련으로 판명된다.

이는 선천적으로 예민하거나 신경을 일시적으로 많이 쓰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로한 경우가 많다. 또 환절기에 온도의 변화가 크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것과 같이 주위의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많이 발생하기도 하고, 국소적으로 순환이 좋지 않아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충분한 휴식을 기본으로 하고 스트레스를 제공하는 근원을 막는 것이 중요하며 적절한 침뜸치료와 한약처방을 응용하면 많이 좋아진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적절한 치료를 했는데도 계속 유지된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보거나 좀 더 자세하게 몸을 살펴봐야 한다.

얼굴의 떨림 증상이 중풍일 우려가 적다지만,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 안심하기만 할 것은 아니다. 평소에 중풍의 선행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 고혈압, 당뇨, 심장병, 고지혈증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정상인에 비해 중풍의 발생확률이 매우 높다.

그러기에 이러한 경우에는 위와 같은 증상이 단독으로 나타난다 하더라도 중풍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 필요한 검사를 시행하여 질환 여부를 변별하고 선행질환의 관리를 보다 엄격하게 하여야 한다.
또 정도가 심하여 얼굴 전체가 일그러지거나 다른 사람이 눈치챌 정도로 얼굴이 많이 실룩거린다면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중풍과의 연관성도 있을 수 있고, 중풍이 아니더라도 다른 질환과 연계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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