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상 일 자유기고가

이건희 삼성회장이 1995년 베이징에서 "정치는 4류, 관료는 3류, 기업은 2류"라고 발언했던 적이 있다.  16년 전에 이회장이 했던 이 발언은 요즘도 한국사회의 정치수준을 말할 때 종종 인용되고 있다.

 내년 4월에 있을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지역정가는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는 또 어떤 비리세트가 거제시민들의 자존감에 상처를 줄지 염려가 앞서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거제시는 정치에서만은 어떤 지역도 이루지 못한 불명예스러운 기록들을 가지고 있다. 제 1대 조상도 거제시장 석산개발 비리로 구속, 제 2대 양정식 시장 칠천도 연륙교 공사 관련 비리로 구속, 3대-4대 김한겸 시장 임천공업 관련 비리로 구속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는 공천헌금비리로 현역 국회의원의 부인이 구속 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러한 사건들은 불법을 저지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개인에게도 불행이지만 결국은 거제시민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는 나쁜 결과이다.

세상의 많은 것이 변했지만 거제의 정치현황엔 구태적 요소가 아직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경상도당 전라도당이라는 이분법적인 정치관이 아직도 존재하고, 같은 지역출신이거나, 같은 회사의 동료였거나, 사돈의 팔촌쯤 되거나, 아는 지인이 부탁한 사람이거나, 같은 조기축구회 출신이거나, 참여하는 인터넷 카페의 고문 등등이라서 고귀한 내 한표의 선택권이 행사되기 때문에 이런 비리사건이 일상처럼 터지는 것이다.

선거는 지역의 대표를 뽑는 것이지 나하고 친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다. 청렴과 역량이 선택기준의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되어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정치의 수준과 유권자의 수준이 따로 존재할 수 없는 출발점이 바로 이것이다.

부패와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저급한 수준으로 점철돼 온 거제 정치의 결과물들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는 시민은 따라서 없다. 선거때마다 마음이 넓어지고 또 그럴 줄 알면서도 변함없이 선택 해준 너그러운 거제시민들이었기 때문이다.

선거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는 말이 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승자와 패자로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제시민 모두가 공동의 승자가 되는 결과가 나오도록 해야한다는 의미이리라.

이제 우리 스스로가 만든 '4류'를 끝낼 때가 되었다. 잘못은 고쳐나가야 한다. 그것이 보편적 상식이다.
 시작은 내년 4월이 될 것이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고 '4류 거제 정치'의 종결을 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해 나가자.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