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병원 간센터 백양현 교수

간경화란, 만성 간염 등이 오래 지속되어 정상 간조직의 간세포가 지속적으로 파괴되어 이에 따라 간에 섬유화 현상과 재생결절 (작은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현상)로 표면이 울퉁불퉁 굳어지고 모양이 일그러지는 상태로, 2차적으로 간내 혈관의 변형 및 앞서 말한 간기능의 저하가 초래되는 질환이다.

각종 간질환의 말기상태이며 비가역적이고 간세포의 기능장애 문맥고혈압에 의한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간경화의 원인은 다양하다.가장 흔한 원인은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B형 간염(60%),  C형 간염(20%))이며, 과도한 알코올 섭취에 의해 발생하는 간염이 있다.

최근에는 간경화의 원인이 알코올 섭취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술을 다량으로 마신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간 손상을 입는 것은 아니며, 유전적인 요인이 강하고 개인 차이가 심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다른 간질환의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간이 '침묵의 장기' 라고 불리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간은 손상이 제법 진행돼도 환자의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간이 나빠서 피곤함을 느낄 정도라면 간 질환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병원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다.

따라서 쉽게 피곤하다든지, 소화불량이 있거나 복부불쾌감, 식욕감퇴가 생기고, 권태감, 심하지 않은 체중감소 등 비 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

간경화가 진행되게 되면, 간경화로 인해 혈중의 알부민치가 낮아지며 이로 인해 혈장 삼투압이 낮아져 복수가 생기는 한편, 다리에 부종이 생길 수 있고, 간에서 해독되는 암모니아가 해독작용을 거치지 못해 뇌에 영향을 미쳐 혼수를 가져오기도 한다.

또한 간에서 생성된 담즙산 배출의 장애로 오줌색이 짙어지고 대변색이 옅어지며, 눈의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나고  피부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간의 위축으로 인한 문맥압 항진이 오면 간장, 비장이 종대 되는데 비장이 종대 되면 혈소판 생성이 저하되어 출혈경향을 가져오게 된다.

잇몸이나 코에서 피가 나고 멍이 쉽게 들며 하지에 출혈반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뇌출혈로 인한 뇌졸중도 합병증의 하나로 생각될 수 있다. 간경화가 일어나면 혈류가 간을 통과하기 힘들어서 간을 경유하지 않는 다른 우회로를 통해 심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평소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혈관들이 우회로로 이용되면서 굵어지게 되는데, 식도나 위에서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굵어진 혈관들을 정맥류라고 한다.

이런 정맥류가 터져서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데, 환자는 피를 토하거나 아니면 자장면 색과 같은 새까맣고 끈적거리는 대변을 보게 된다. 이외에도 미열, 체모감소, 손톱탈색, 곤봉형 수지, 고환위축, 여성형 유방 등이 간경화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간경화가 진행되면 정상 간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제는 없다. 이상적으로는 간경화의 진행을 막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생명에 위협이 되는 여러 가지 합병증들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주 목표가 된다.

간경화의 진행을 막거나 간 손상을 되돌리려면 무엇보다도 원인의 제거가 필수적인데, 예를 들면, 알코올성 간염의 치료에는 금주 및 균형 있고 적절한 식이가 반드시 필요하며, 바이러스성 만성 간염 (B형 및 C형 간염)에 의한 간경화의 치료에는 원인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B형 간염의 경우 인터페론 알파 및 여러 가지 항바이러스제제를 통하여 염증을 완화시켜 간경변증, 간기능 상실 혹은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간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C형 간염은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이라는 제제를 사용하여 치료할 수 있다.

그리고 간경화로 발생한 합병증(문맥성 고혈압, 식도정맥류 출혈, 복수, 간성뇌병증, 신부전, 감염)을 조절한다. 간경화는 만성적이며 진행성 질환이므로 자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간경화 환자는 적절한 영양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소량의 식사를 자주 하도록 하여 충분한 영양 섭취를 하며, 탄수화물, 단백질(우유, 달걀, 생선 등), 비타민(A, B, D, E, K)이 풍부한 식사를 하도록 한다. 단, 간성 뇌병증의 위험이 있다면(암모니아 수치가 상승되어 있다면) 단백질이 적은 식사를 해야 하며, 복수와 부종이 있는 경우 수분과 염분을 적게 섭취해야 한다.

또한 적절한 활동을 유지하고, 출혈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항상 유의해야 한다.

매우 진행된 간경화는 간이식이 필요하다. 간이식에는 생체 간이식과 사체 간이식이 있으며, 최는 간의 일부를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간이식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까지 좋은 결과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또한 간경화 환자는 간암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3-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간암표지자검사와 영상검사(초음파 또는 컴퓨터 단층 촬영)를 시행하여 간암의 발병 여부를 체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간경화 환자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은 간경화에 좋다고 하여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생약제를 복용하거나 민간요법을 시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를 섭취할 경우 오히려 병든 간에 독성 간염이 발생하여 급성 간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경화를 예방하려면 과도한 음주(알코올 남용), 알콜 중독증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반드시 알콜 남용을 피해야 하며, 가장 많은 원인인 B형, C형 간염의 보균자인 경우 지속적으로 병원 진료를 통해 간경화로의 진행 여부를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균자가 아닌 경우는 B형 간염은 백신을 주사하여 예방이 가능하지만 C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없어 직접적인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전염될 수 있는 위험 경로를 파악하여 간접적인 경로, 예를 들면 면도기나 칫솔, 손톱깎기 등을 보균자와 함께 사용하지 않는 방법 등을 통하여 예방이 가능하며 금주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담즙 폐색,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여 간경화로의 발전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간 독성 물질(약물-아세트아미노펜 등, 화학물질- 비소 등)을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의사의 처방 없이 약물을 함부로 복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약물이나 한약재 및 대체 요법 제제, 건강식품 등에 의한 독성 간염이 빈발하고 있다. 이러한 대체 약품에 대한 맹신 및 남용을 줄이는 것 또한 간경화로의 진행을 막는데 중요한 예방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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