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위원 윤 병 운

어머니의 가치를 경제적 논리로 측정할 수 있을까?

농업은 우리나라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요, 농촌은 우리문화의 토대요, 농업인은 우리민족의 뿌리다.

이런 농업과 농촌과 농업인이 경제적 논리에 내몰리고 있다.

350만 농업인은 정치적 논리로 따지자면 10%도 안 되는 작은 표밭이지만 농업인을  정치적, 경제적 논리로써 접근하는 순간 대단히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현대사회의 농업인은 지난 시절처럼 천직이려니 생각하며 자급자족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농산물 판매로 얻은 수입으로 자녀를 교육시키고 병원도 가야하고 노후대책도 세워야 한다.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자부심 이전에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절대적 직업인이다.

여느 직업과 마찬가지로 많이 벌수록 좋은 그런 직업 중의 하나이다.

사회적 책임감을 염두에 두는 선량한 기업인도 일부 있겠지만 기업은 원칙적으로 수익의 극대화가 주목적이다.

농업도 기업처럼 경제적 논리로 접근할 수 있다면 크게 하고 달게 하고 때깔 좋게 하는 기술력을 가진 우리 농업인들은 언제든지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실천하지 않는 것이 우리네 농업인들이요, 몰라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아닐진대 정부가 앞장서서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려 하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퇴비는 주지 않고 영양제만 쓰란 말인가, 닭은 재우지 않고 알만 낳게 하란 말인가.

경제적 논리가 구제역을 만들었고 조류 인플리엔자를 만들었고 이젠 슈퍼박테리아까지 출현했다.

우리 기억 속에 약자를 구하고 우리 곁에서 수호천사처럼 지켜주던 슈퍼맨, 슈퍼우먼과는 달리 슈퍼박테리아 앞에서는 유럽이 떨고 있고 지구촌이 걱정에 쌓여 있다.

여기에다 농업 최강국인 미국은 자기중심의 경제적 논리에 의하여 UR이다 WTO다 FTA 등을 계속 만들었고 이젠 다자간  FTA 체결 형태로 가고 있다.

이런 형국에서 구제역을 이기고 슈퍼박테리아를 이기는 건강한 농산물을 미국에 되팔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친환경농법을 이용한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길일 것이다.

자기가 살고 타인을 살리고 우리 민족의 뿌리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길은 좁은 땅에서 한민족의 부지런한 근성을 활용하는 친환경 우수 농산물로 대항하는 수밖에 없다.

군대에서 힘든 행군을 할 때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힘을 내듯이 친환경을 실천하며 땀 흘리는 농업인을 바라보면 힘들고 지친 국민들께서는 우리 민족의 뿌리가 아직도 튼튼하다고 자부심을 느끼면서 다시 한 번 힘을 얻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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