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칼럼위원

민귀식 새장승포교회 목사
몇 일전 5월 16일은 1961년 5월 16일 박정희 육군소장이 그를 따르는 일부 군인들과 함께 무력을 앞세워 이 땅에 갓 피어나고 있었던 민주주의의 싹을 자르고 군사정권을 수립한지 만 50주년이 된 날이다.

이 5ㆍ16 50주년을 맞이하면서 일부 우익논객들은 그 당시 무능한 장면정권하에서 있을 수밖에 없었던 필요악으로서 군사혁명의 정당성을 인정하는가 하면 진보적인 의식을 가진 학자들은 군사 쿠데타로 규정하면서 우리 역사 속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5ㆍ16이 일어난 지 5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당시 5.16사건을 주도적으로 움직였던 수많은 인사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간 오늘날에 와서도 그 영향력은 이 땅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건재함을 과시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 같은 오늘의 상황 속에서 이 나라 이 민족의 아름다운 번영과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기도하는 한 사람의 목회자로서 또한 한 사람의 지성인으로서 5ㆍ16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와 함께 문제점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먼저, 5ㆍ16사건이 일어나기 전 이 땅에 민주주의가 갓 피어나면서 그 뿌리도 착근되기 전, 혼돈과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고 해서 무력을 통하여 정권을 찬탈한 것에 대하여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은 또 다시 이 땅에 군사정권의 출현과 독재정권의 출현을 용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정치세력이 조금 부족하고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때그때마다 강력한 군사적 힘이 개입한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되겠는가?   

둘째, 5ㆍ16사건 이후 박정희군사독재정권은 막강한 정치적 힘과 무력을 앞세워서 이 땅에 만연해 있었던 혼돈과 불의를 일소하고 새로운 국가를 수립하며 경제 성장과 함께 조국근대화와 국가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기 때문에 없어서 안 되는 정권으로, 꼭 있었어야만 했던 정권으로 본다면 우리 민족의 법치와 윤리는 어디에 기준을 둔단 말인가?

우리의 자라나는 다음세대를 위하여 역사를 바르게 평가함으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올곧게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5ㆍ16사건 이후 박정희군사독재정권은 무소불위의 힘을 앞세워서 자당의 이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목적달성에 배치되는 수많은 민주인사들과 지성인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연약한 노동자들을 억압하며 국민의 인권을 짓밟은 죄과와 부정과 불법을 자행한 것은 가볍게 여겨도 된다는 말인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권과 가치를 존중히 여기는 것과 정의사회 실현이야말로 그 나라와 그 사회의 성숙함을 나타내는 귀한 측도가 될 것이다. 

사자성어 가운데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지 결국 바르게 처리된다는 뜻이다. 또한 우리 인류의 메시아가 되시는 예수님은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마26:52)라고 말씀하셨다.

5ㆍ16 50주년을 보내면서 보다나은 시민사회를 소망하는 한 사람의 목회자로서 이 땅에 정의가 강물처럼 공의가 하수처럼 넘쳐흐르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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