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위에 하는 것은 존경의 키스, 이마 위에 하는 것은 우정의 키스, 뺨 위에 하는 것은 호의의 키스, 입술에 하는 것은 사랑의 키스, 감겨진 눈시울은 동경의 키스, 손바닥에 하는 것은 원망의 키스, 팔목에 하는 것은 욕망의 키스,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광기의 소치다.' G.체르의 말이다.

영국 속담에 키스를 받았을 때 어떤 여자는 얼굴을 붉히고, 어떤 여자는 소리를 지르며, 어떤 여자는 땀을 흘리고, 어떤 여자는 대어든다. 그러나 가장 나쁜 것은 웃어대는 여자라고 했다.

키스신이 우리나라 영화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1954년 이향, 윤인자 주연의 '운명의 손'으로 기록되어 있다.

키스라고 해야 고작 5~6초 동안 입술을 살짝 대는 수준에 불과한데도 여주인공의 입술에 셀룰로이드를 붙인 채 키스를 했다니 오늘날과는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요즘 드라마에서는 색다른 키스가 흥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

2009년 겨울을 뜨겁게 달구었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화이트데이를 맞아 사탕선물을 주지 않는다고 토라진 승희(김태희 분)에게 현준(이병헌 분)이 사탕을 입으로 전해주는 일명 '사탕키스'가 여심을 흔들어 놓았다. 그 해 겨울 사탕업계가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드라마 '추노'에서는 '엽전키스', 이승기와 신민아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는 '구슬키스', '시크릿 가든'에서는 하지원의 입술에 묻은 카푸치노 거품을 현빈이 키스로 닦아주는 '거품키스' 또한 장안의 화제였다.

연인들은 키스로 사랑을 확인하고, 키스를 통해 사랑이 깊어진다. 그런 낭만이 깃든 키스가 요즘은 아무런 사랑의 감정과는 관계없이 판매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소위 '키스방'이 전국적 체인망을 갖춘 사업으로 변한 탓이다.

2007년부터 유흥가와 대학가를 중심으로 처음 등장한 신종 퇴폐시설 '키스방'이 아직도 청소년 출입금지업소로 지정되지 않은 탓에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니 문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키스의 신비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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