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강 옥포교회 담임목사

철강왕 '카네기'가 최고 인재양성을 위해 만든 '카네기 공과대학'에서 졸업생들에 대한 사회적응도 및 성취도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실망스럽게도 그 대학 졸업생들은 영향력이나 성공도에서 '하버드대'나 '예일대' 졸업생들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져 있었습니다.

그 원인을 파악해 본 결과, 그들은 첨단의 지식을 배워 알고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자신들의 주장을 앞세워 논쟁을 일삼음으로 주변에 '적'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간관계를 어그러뜨리고, 화목을 깨는 '트러블 메이커(trouble maker)'가 된 그들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영향력을 끼치지도 성공하지도 못하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리더쉽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인 존 맥스웰도 동일하게 강조하는 바입니다. 존 맥스웰은 타인과 공동체를 향해 선한 영향력을 나타내는 능력이 리더쉽의 핵심이라고 정의하면서, 그런 영향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relationship)이라고 지적합니다. 바른 관계가 모든 영향력과 성공의 열쇠라는 것입니다.

성경 사사기 8장에 보면, 기드온이라는 사사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기드온은 아직 이스라엘의 왕이 없었을 때 미디안이라는 강대한 민족에게서 이스라엘을 구한 영웅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드온에게 그들의 왕이 되어줄 것을 요구할 만큼 많은 백성들이 기드온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에브라임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구원한 기드온을 만나서 그렇게 불평합니다.

"네가 미디안과 싸우러 갈 때에 우리를 부르지 아니하였으니 우리를 이렇게 대접함은 어찌 됨이냐"(사사기8:1) 기드온은 분명히 미디안과 싸울 때 전국적으로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 중에서 자원하여 싸울 사람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런데 그 때 자원하지 않고 빠져있던 에브라임 사람들이 전쟁이 다 끝난 다음에는 왜 안 불러주었느냐고 적반하장 격으로 시비와 싸움을 걸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에브라임 사람들은 그 후에도 그렇게 분쟁하며 싸움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기드온 이후에 입다라는 사사가 있을 때에 에브라임 사람들이 다시 분쟁을 만드는 사람들로 등장합니다.

"에브라임 사람들이 모여 북쪽으로 가서 입다에게 이르되 네가 암몬 자손과 싸우러 갈 때에 어찌하여 우리를 불러 너와 함께 가게 하지 아니하였느냐 우리가 반드시 너와 네 집을 불사르리라"(사사기12:1)

우리는 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피스메이커(peace maker)의 삶을 살 것인지 트러블메이커(trouble maker)의 삶을 살 것인지를 선택받고 살아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평화를 만들기 원한다면, 우리는 다시 십자가를 주목해야 합니다. 주님이 십자가를 지심으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를 이루신 것처럼, 모든 관계는 십자가를 지는 사람을 통해 분쟁이 아니라 평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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