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옥포자향한의원 원장

외출시 마스크·긴소매 옷 반드시 착용…잦은 걸레질로 실내 미세먼지 제거
물 많이 마시고 세안 꼼꼼히 해야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붕괴로 방사성 물질이 혹여나 우리나라로 날아들지는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요즘이다. 천만다행으로 '편서풍'이라는 방어막이 있어 그러긴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 편서풍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북서쪽에서 해마다 봄이면 날아들어와 우리를 괴롭히는 불청객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황사다.

황사는 매년 3월에서 5월 사이에 중국 타클라마칸사막, 고비사막, 그리고 황허 상류 황토지대에서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미세한 흙먼지다. 황사는 모래 성분인 철, 칼륨, 규소 등의 산화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최근에는 중국의 산업 발달로 인해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와 같은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섞여있기 때문에 특히 인체에 해롭다.

또한 요즘과 같은 봄철 건조한 날씨와 황사가 맞물리면 호흡기 면역 기능이 약해져 심한 감기, 폐렴, 기관지 천식, 비염, 후두염 등 호흡기질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특히 황사에 포함된 중금속과 각종 오염물질이 호흡기 질환의 촉매 역할을 하게 돼 황사가 심한 봄철에 호흡기 질환의 발병률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황사가 심해지면 평소보다 전체 호흡기 질환 입원 환자가 약 9%, 천식 환자 입원이 약 13%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황사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비단 호흡기 질환에만 그치지 않는데 일반 먼지 입자보다 크기가 작은 황사는 모공 속 깊숙이 파고들어 피부건강을 해친다.

가려움증과 따가움을 비롯해 심한 경우 발진이나 발열, 부종으로까지 이어지는 피부염, 피부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인자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면 앞으로 다가올 황사에 어떻게 대처를 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황사가 있는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시 가능한 황사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좋고 긴소매 옷을 입어 황사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귀가 후에는 반드시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 입이나 코는 미지근한 소금물로 씻어도 좋다.

실내에서는 황사가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걸레질을 자주 해서 미세먼지를 잘 제거하도록 한다. 녹색식물을 많이 기르고 공기정화기나 음이온 발생기 등을 이용해 공기를 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가습기로 실내적정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기 위해 무엇보다 외출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꼼꼼히 세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가 황사의 영향으로 심한 자극을 받은 상태이므로 뜨거운 물보다는 피부에 닿았을 때 약간 따끈한 정도의 물에다 저자극성 클렌징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그리고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셔서 건조해지기 쉬운 피부나 점막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눈이 가렵고 눈물이 많이 나며 눈에 이물감이 느껴질 경우나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피부염 등의 경우는 치료가 꼭 필요하다.

이상과 같이 황사는 호흡기질환, 피부질환, 면역력약화 등 전신적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환경으로 인한 것이라 당연히 생활 속에서의 예방이 으뜸이다. 하지만 예방만으로 막지 못한 여러 증상은 적절하고 신속하게 치료해 주어야 2차적이고 만성적으로 일어나는 질환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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