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최고야) 7 일운면 예구마을

마을서 서이말 등대∼공곶이 돌아오는 10km 길 추진
'명품길' 거제 새 명소 탄생 기대…행정 지원은 절실

와현해수욕장 안쪽에 위치한 예구마을, 이름부터가 심상찮다. 예구마을(이장 정관홍)은 끌 예(曳) 자에 거북 구(龜) 자를 쓴다. 마을 어르신들은 거북이가 끌다보니 마을 발전이 더디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를 한다.

예구마을은 본래 왜구미방으로 왜구, 왜구미, 외기미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는 왜나라의 어선이나 왜구들의 침범이 잦아 왜구미라 불려졌으며, 고종 26년인 1889년 한일통어장정으로 일본 어선 예인망이 들어와 지금의 예구라는 지명이 생겨지게 됐다고 전해진다.

예구마을은 전형적인 작은 어촌이다.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에 종사한다. 가두리와 정치망이 주류며 소형 어선으로 업에 종사하는 주민들도 상당수다. 외도와 내도가 예구마을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50여 세대에 160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예구마을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관광지는 거제 8경 중의 하나인 공곶이. 봄이면 동백이 활짝피고 수선화가 그 고운 자태를 마음껏 뽐낸다. 한켠에는 열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종려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파도소리 외에는 조용하기 그지없는 공곶이 해안은 또다른 세상에 온듯한 느낌을 준다. 바로 앞에는 내도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근 마을에 주차장이 확보되면서 공곶이를 찾는 관광객들의 불편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주민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 가장 큰 마을 현안은 둘레길을 만드는 것이다. 일운면에서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둘레길은 완성만 된다면 거제의 새로운 명소로 태어날 것이라고 주민들은 낙관하고 있다.

정관홍 이장은 "예구마을에서 공곶이를 지나 와현 봉수대와 서이말 등대를 둘러서 올 수 있는 10km 가량의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길과 제주도 올레길에 버금가는 명품 산책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며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경관이 뛰어나 바다를 바라보는 맛이 쏠쏠하기 때문에 거제의 다른 관광지와 견주어도 절대 뒤쳐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구마을에도 고민은 있다. 정 이장은 예구마을이 거제에서 유일하게 방파제가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정 이장은 "방파제가 없어 배를 접안할 수가 없다. 구조라까지 밀려갔던 파도가 역류하면서 마을 해안은 파도가 심하며 각종 해상쓰레기가 넘쳐난다. 때문에 유람선 사업도 구조라와 와현에 내줄 수 밖에 없는 것이다"고 넋두리를 했다. 태풍 때면 피해 또한 만만찮게 발생한다고 한다.

예구마을은 예로부터 천주교 성지 순례지였다. 공곶이를 넘어가는 언덕에 천주교 묘역이 역사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지금도 주민의 60% 가량이 천주교 신자라고 한다.

예구마을은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다. 안경섬이라 불리는 남녀도와 북녀도는 물론 홍도가 주요 포인트. 파도가 높지 않고 날씨만 맑으면 이만한 포인트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마을에서는 일운면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이 더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 이장은 "기반시설이 좀 더 갖춰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는다.

거북이가 끄는 예구마을. 여태껏 그 느린 걸음으로 더디게 왔다. 이젠 마을의 바람대로 빠른 토끼 뜀박질로 한걸음 한걸음 발전 속도를 냈으면 한다. 마을의 전통과 역사는 그대로 간직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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