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최고야②]남부면 쌍근마을

대표 특산물 멸치, 공동 작업·분배…다정다감한 어촌마을
정치망·갯벌·통발 등 다양한 바다체험 프로그램 '인기 짱'

▲ 통발체험

마치 소중한 보물을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숨기려고 했을까?

남부면 탑포리 쌍근마을(이장 이동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긴가민가하며 찾은 쌍근마을은 탑포마을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 도로변에서 그 초입을 찾기가 힘들었다. 그만큼 마을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었다.

쌍근마을은 탑포의 서남쪽 갯마을로 '쌍나래'라 하였으며, 율포만과 접하는 '쌍나래'와 저구만의 '미날기미'가 쌍통하여 쌍근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 쌍근어촌체험마을 잔디운동장

쌍근마을은 50여 가구에 주민수가 120여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작은 어촌마을이다. 국내 최초로 방어 가두리 양식을 해 수출을 한 곳이다.

또 황점볼락과 감성돔 수정란 및 치어 생산 양식이 국내 최초로 개발된 곳이며, 멍게 채묘 등 우리나라 수산업의 요람이기도 하다는 게 이 이장의 설명이다. 몇몇 주민들은 멍게 채묘를 주 산업으로 하지만, 쌍근마을의 대표적인 소득원은 공동 멸치잡이다.

이 이장은 "지난해도 제법 많은 멸치가 잡혔다. 쌍근과 저구 사이에서 잡히는 멸치는 고품질 멸치로 백화점 등에서 고가로 팔리고 있다"며 "멸치 자체가 맛이 있는데다 건조 과정도 독특하다. 지난해 가구당 2,000만원 정도는 분배된 것 같다"고 말했다.

▲ 바지락캐기체험

철저하게 공동 작업을 하는 공동 멸치잡이는 마을 주민들이 팀을 나눠 로테이션으로 작업을 한다. 때문에 수익도 모든 주민들이 균등하게 나눠 갖는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쌍근마을은 어촌 체험마을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는 것이다. 쌍근마을은 지난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 전국 최우수 어촌 체험마을로 선정된 바 있다.

올해로 4년째를 맞는 쌍근마을 어촌 체험은 정치망 고기 잡기, 갯벌 체험(바지락 캐기), 통발 체험, 노배 낚시 체험, 갓후리(지인망) 체험, 좌대 낚시 등 다양한 어촌 체험이 가능하다.

▲ 정치망체험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점은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될 정도로 풍성한 손맛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1년에 7,000∼1만명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통발이나 갓후리 체험은 6∼7명, 혹은 20∼40명이 한 팀을 이뤄야 하기 때문에 예약이 필수다. 하지만 팀당 10∼15만원이면 잊지 못할 추억을 가질 수 있어 1인당 비용으로 따졌을 때 매우 저렴하다. 나머지 체험도 성인 5,000∼1만원으로 비싸지 않다. 노배·좌대 낚시의 경우만 이보다 좀 더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숙박도 다양한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다. 펜션형인 쌍근어민복지회관, 콘도형인 쌍근어촌체험마을 숙소, 가정식 민박인 쌍근민박 등 기호에 맞게 '찜'만 하면 된다.

이 이장은 쌍근마을을 한마디로 '다정다감한 마을'이라고 한다.

이 이장은 "이웃간에 정이 많다. 시골 어촌마을의 정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쌍근마을은 그런대로 그런 분위기가 유지되는 것 같다. 동네 할머니들 식사 대접도 수시로 해드리며, 마을 공동작업을 통해 공동체라는 의식은 뿌리 깊이 심어져 있는 것 같다"고 마을 인심 자랑을 한다.

조용하고 한산한 크지 않는 마을에 때마침 차가운 겨울바람이 콧잔등을 훑고 지나가니 을씨년스러운 구석이 있다. 하지만 푸르고 넓은 바다를 다정하게 품어 안은 마을 인심과 바람을 가르며 내리쬐는 한줄기 햇살이 포근함을 더해주며 등을 토닥여 준다. 아기를 보듬은 엄마의 따뜻한 손길처럼….

※ 쌍근마을 : 홈페이지 http://ssanggun.seantour.org 전화 ☎ 635-4115

"주민 복지 위해 공동 목욕탕 건립하고파"
▲이동문 이장이 쌍근마을 특산물 중 하나인 쌍근 마른멸치를 들어보이고 있다.
■   이동문 쌍근마을 이장

이동문 쌍근마을 이장(50)은 주민들의 주 소득이자 낚시꾼들 취미의 원천인 어족자원의 고갈을 아쉬워했다.

"예전에는 어족자원이 풍부해 주민들의 수입원으로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는데 지금은 많이 고갈돼 예년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천혜의 낚시터인 쌍근마을을 찾는 낚시꾼들에게 보다 짜릿한 손맛을 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아직도 고기가 잘 잡히기는 하지만 예전하고는 비교할 바가 아니죠."

어족자원의 고갈을 걱정하는 이 이장은 자신을 '어부의 아들'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때문에 이 이장의 마을 사랑은 끝이 없었다.

"어촌체험마을을 보다 활성화 해 예전보다 더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을이라는 큰 틀 안에서 주민들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면 주민 전체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게 됩니다. 당장 작은 바람이 있다면 황토 찜질방을 포함한 마을 공동 목욕탕을 건립하는 겁니다. 주민들도 편리하게 사용하고 마을을 찾는 관광객도 쾌적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요."

서글서글한 눈매 만큼이나 후덕한 이 이장의 마을 사랑이 해수면 위를 반짝이는 겨울 한낮 햇살보다 더 따뜻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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