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최고야①]…남부면 다대마을

외지인 끌어안는 인심 좋은, 작고 조용하지만 힘 있는 동네
갯벌·농어촌 체험 '다양'…가라산 등반 '또 다른 재밋거리'

▲ 가라산에서 본 다대마을 전경

거제 남부 끝자락의 조용한 마을! 남부면 다대마을(이장 신경률)은 지난 2009년 환경부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지정됐다. 이는 수려한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며, 아름다운 마을로 가꾸기 위한 주민들 노력의 결과물이다.

지금은 각종 체험도 겸할 수 있어 자칫 자연 훼손의 우려가 들기도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신경률 이장과 공상원 사무국장 등 주민들의 마을에 대한 깊은 애정 때문이다.

신 이장은 "생태마을로는 지정되어 있지만 체험마을로는 지정되어 있지 않다. 농·어업을 위주로 하는 작은 마을이다보니 주민들의 소득원이 줄어 걱정이다. 그래서 각종 체험활동 등 작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주민들 걱정이 앞섰다.

다대마을은 135세대 35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모든 일을 마을 회의를 통해 결정하기 때문에 주민들간의 친밀감이 높고 의견 일치가 잘 되고 있다. 때문에 마을 운영도 다른 마을과 비교할 것 없이 잘 되고 있다고 한다.

▲ 갯벌체험

대부분이 소규모의 농업을 하며, 일부가 낚시점·식당·횟집을 운영한다. 낚시배를 운영해 벌이를 하는 주민도 10여 명 된다.

다대마을은 젊은 층의 외지 유출로 60∼70대 인구가 가장 많다. 어촌마을이다 보니 놀이문화가 거의 없지만 야간에도 이용 가능한 테니스장과 족구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마을은 부자마을이 아니다. 하지만 불협화음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애 울음 소리가 끊긴지 오래됐지만 다정하고 평온한,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신 이장은 다대마을에 대해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를 설명했다.

다대마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입원 중 하나가 바로 한울타리공동체다. 한울타리공동체에서는 유자차와 유정란은 물론 새우와 미역·톳 등의 해산·해조류를 1차 가공하고, 멸치도 판매한다. 비교적 운영이 괜찮아 품목이 늘어나고 있으며, 수익금의 일부는 남부면의 발전 기금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 다대마을 야경

다대마을에서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다. 아직은 운영 초기여서 정착되기까지는 각종 부대시설 확충 등이 필요한 사항이지만 여느 체험장 못지 않게 '풍족한 수확'을 거둘 수가 있다.

수상레저는 물론 갯벌체험, 농어촌체험까지 아이들의 놀이터와 배움터로 전혀 손색이 없다. 가격은 성인 기준으로 각 체험별로 5,000∼1만원, 4인 가족이 와도 2만∼3만원이면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다.

여름이면 고무보트 등을 이용해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고, 다대마을의 대표 체험이라고 할 수 있는 갯벌체험은 1주일전에 예약이 필요할 정도로 많은 이용객들이 찾는다고 한다. 성인 1인당 바지락 1kg 이상 채취할 수 없지만 해삼이나 꽃게 등 바지락 이외의 해산물은 무조건 그냥 가져가면 된다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학교나 각종단체는 연중 가능하지만 가족단위 이용객은 5∼9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다대마을에는 갯벌체험만 있는 게 아니다. 농촌과 어촌을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해변에 설치된 그물 양쪽을 당겨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로방식인 갓후리(지인망) 체험, 한밤중에 횃불을 들고 해변에 나가는 홰바리 체험, 밀물 때 그물을 들어 올렸다가 썰물 때 그물을 내려 물고기를 가둬 잡는 개막이 체험은 물론 고동 잡이, 게 잡이도 할 수 있다. 옥수수 따기 체험도 도심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추억거리가 될 수 있다.

▲ 갓후리기체험

신 이장은 최근 자매결연을 맺은 삼성중공업 본사에서 1박2일 코스로 마을을 둘러보고 간 것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살기 좋은 마을로 전폭적인 지원을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또 자율관리형 어업으로 전국 1위를 3차례나 차지한 저력을 믿고 있다. 그렇기에 다대마을에는 조용하지만 힘찬 에너지가 느껴졌다.

"아직까지 다대마을에는 관광객보다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라산과 노자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일품이다. 하지만 솔직히 다대마을은 남부면 12개 마을에서 가장 볼거리가 없다. 그러나 자율관리형 어업으로 전국 우수마을로 3번 지정돼 정부 지원만도 20억원 정도 된다. 최대한 마을 발전에 총 동원할 것이다."

신 이장은 다대마을을 한마디로 외지인을 배척하지 않는 인심 좋은 마을이라고 한다. 하지만 예전에 많이 잡혔던 특산물인 전복과 소라의 어획량은 방파제가 생기면서 크게 줄어들었다.

신 이장은 이것저것 할 일이 많다고 한다. 그냥 내버려두어서는 전형적인 어촌마을로 밖에 남지 않을 것 같아서란다. 조용하지만 보이지 않는 강력한 에너지가 마을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주민들의 열정이 듬뿍 배인….

마을 한 켠에 자리 잡은 80년의 역사를 가진 다대교회가 마을의 수호신으로, 때론 등산객의 쉼터로 힘이 되어 주고 있다. 찌든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이 주는 무한한 에너지를 받아보고 싶다면 '정중동' 다대마을을 찾아봄이 어떨까? ※ 다대마을 홈페이지 http://www.dadaeri.co.kr

"폐교, 숙박시설 활용…임대료가 큰 부담"
신경률 다대마을 이장
▲신경률 이장(오른쪽)과 공상원 사무국장. 공 사무국장은 5일부터 새 이장직을 수행한다.

신경률 이장(52)은 마을 발전을 위해 항상 고민이다. 그 일환으로 신 이장은 체험마을 가꾸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거제에도 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이 많은데 거제의 초·중학교에서는 대부분 통영으로 가더군요. 그래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5년째 폐교로 방치되어 있는 다대분교를 시·도의 지원을 받아 숙박시설로 활용하면 체험마을을 보다 알차게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보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는데 폐교 리모델링만 7억 정도가 듭니다. 게다가 교육지원청에서 임대료를 연 1,000만원을 요구해 그 점이 큰 부담일 수 밖에 없죠."

부족한 수입원 해결을 위해 유람선 운행도 생각하고 있다.

"운행 허가는 이미 얻어놨습니다. 인근의 장사도와 매물도, 대·소병대도를 아우르는 3개 코스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연 경관이 뛰어나지만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면 인위적인 개발을 할 수 밖에 없죠. 먹고 살 길이 우선 아닌가요?"

신 이장은 부자마을을 꿈꾸기 보다는 모두가 행복한 마을을 꿈꾼다. 그래서 하나에서 열까지 생각하는 것은 마을 일 뿐이다.

"우리 마을은 타지 사람을 꺼려하지 않습니다. 자랑이라면 인심이 좋다는거죠. 언제나 손님을 반길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평온한 게 우리 다대마을 아니겠습니까. 허허허."

신 이장은 소박한 웃음으로 그렇게 마을 소개를 갈무리했다.

"레저·체험 겸해야 바다 경쟁력 커진다"
김종천 남부면장
▲ 김종천 남부면장
"바다는 더 이상 고기만 잡아서는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이제는 레저와 체험을 겸할 수 있어야 살아남습니다."

김종천 남부면장은 '해양 전문가' 답게 바다의 활용을 강조했다.

김 면장은 농·어업으로는 낙후된 마을을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며, 관광산업과의 결합이 새로운 농·어가의 수입원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했다.

김 면장은 "수려한 바다를 끼고 있는 남부면의 특징을 잘 살려 각종 체험마을과 함께 낚시 아카데미를 운영해야 한다"며 "대포와 근포 등지에 낚시터와 데크를 조성해 짜릿한 손맛을 보기를 원하는 관광객들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선착장의 공원화를 강조했다.

김 면장은 "북유럽과 일본의 경우 선착장이 시민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며 "물양장은 단순한 방파제와 선착장 기능만 하는 게 아니라 관광 상품화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폐어구 등으로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것은 순식간이다"고 말했다.

김 면장은 일운과 남부면 사이에 바다숲을 조성할 것을 주장했다. 대략 100억 정도의 예산이 들어가며 3년이면 조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