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시장, 삼성중 ‘뜨거운 감자’ 떠 넘기식 행보…지난해 11월 이후 아무런 진척 없어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며 시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던 고현항 인공섬 조성 계획이 결국 침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중은 부동산 경기침체 등 달라진 경제여건을 들며 “사업시기를 검토 중에 있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고 지난 7월 취임한 권민호 시장 역시 사업추진을 위한 이렇다 할 별다른 행보를 하지 않고 있다.

‘뜨거운 감자’를 서로 떠 넘기며 “저쪽이 감자를 들고 있다”는 식으로 서로 출구전략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따라서 고현항 인공섬은 포기 수순으로 이미 접어들었다는 다소 섣부른 분석도 나오고 있다. 권민호 시장은 김한겸 시장이 추진해 오던 인공섬 조성계획에 대해 선거 당시 및 취임이후 ‘재검토’를 공언한 바 있다.

고현항 인공섬 조성 TF 임우정 팀장은 “고현항 인공섬 조성 계획은 현재 진행형이다. 포기수순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삼성중의 입장 표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 팀장의 말대로라면 시가 사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는 권 시장 취임 이후 6개월 가까이 사업추진 관련해 한 발도 나아가지 않고 있다. 삼성중에 대해 “사업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삼성이 하지 않으면 다른 기업을 찾겠다. 입장 표명을 요구하라”는 권 시장의 지시만 삼성 중에 ‘구두’로 전달돼 있는 상태다.

임 팀장은 “위 같은 시장님의 지시를 삼성중에 전달했다. 답변이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행보에 대해 “인공섬 조성에 대해 권시장의 의지가 크지 않은 것 같다. 당연히 소극적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삼성이 포기하기를 기다리는 수순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도 있다.

“삼성이 하지 않는다면 규모를 줄여서라도 다른 기업을 찾아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고 권 시장은 사석에서 흔히 말하고 있다, “다른 특정 기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이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는 배경이다.

수천억원이 투자되는 사업의 진로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들이 한번도 만나지 않고 있고 삼성중에 대한 입장표명 요구가 공식 ‘공문’이 아닌 실무자의 ‘구두전달’로만 내 던져진 상태라는 점도 시의 사업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삼성중의 태도도 대기업답지 못한 행보로 일관하고 있다.

“달라진 경제여건으로 사업성이 불투명해져 사업시기에 대한 검토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게 삼성중이 내 놓고 있는 답변이다.

“포기하고 싶은데 명분이 없고 그렇다고 기업 이미지가 있는데 사업성을 이유로 포기하겠다고 공식 발표할 수도 없고...애매한 처지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삼성중은 인공섬 조성과 관련해 연사-오비간 4차선 도로개설을 위한 실시설계를 진행 중 중단했다.

지역개발 관련 대형사업이고 시민들의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권 시장이나 삼성중공업 모두 분명한 입장과 행보를 밝혀야한다는게 다수 시민들의 지적이다.

고현동 박모씨(37)는 “시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대형 지역개발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시민들이 우려하는 바가 크다. 시나 삼성중 둘 다 아니라면 ‘아니다’라고 명확히 해 시민들에 공개하고 그렇지 않으면 서로 적극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수정하고 보완할 것이 있으면 그렇게 협의해 가면 된다. 시민들과의 약속 아닌가”고 말했다.

거제시와 삼성중공업은 2008년 6월27일 총 사업비 5,517억억여원을 투자해 ‘고현항 인공섬 조성 등 워터프런트시티’를 건설한다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3월 29일 고현항 재개발 기본계획이 국토해양부 승인을 얻었고 동년 11월 11일 고현만 사업구역 919,064㎡, 매립 면적 615,897㎡의 매립기본계획을 역시 국토해양부로부터 승인 받았다.

고현항 인공섬 조성 관련 찬반 논란이 뜨겁던 지난해 10월 본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더 피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6.7%가 인공섬 조성에 찬성했고 28.8%가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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