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가 개통됐다. 거제와 부산이 한 생활권으로 급속히 바뀌어 가고 있다. 부산으로의 쇼핑을 즐기고, 병원을 찾고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거제의 관광지들이 부산 및 외부 관광객들로 겨울철 비수기지만 특수를 누리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물류계도 반색이다. 각종 철판을 실은 대형트레일러 등 다양한 물류 차량들도 거가대교를 달리며 새로운 가능성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

큰 변화가 이미 다가온 온 것이다. 그 변화의 속도는 우리가 생각하는것 보다 더 빠르게 우리의 의식과 생활 패턴을 변화시켜면서 깊숙이 파고들 것이다.

문제는 변화에 대한 우리의 대응기제다.

단순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예측하고 보다 '통 큰 거제발전 디자인'을 그려가는 지혜와 결단이 정말 중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시나브로 성장 동력을 상실해가는 대도시 부산의 배후도시로만 존재할것이냐? 부산권 및 동남부권을 흡수하는 신 성장 거점도시로 나아갈 것이냐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강제당하고 있는 때이기도 하다.

나아가 만약 가덕도에 신공항이 유치되면 국제도시로의 위상까지를 그려야 한다.

빨대효과는 아직까지 유효하다. 우리가 준비하지 않으면 그 효과는 거의 쓰나미 수준으로 우리를 그냥 덮칠 것이다.

양대 조선소 동력으로만 움직이고 모든 사회, 문화적, 경제적 행위들이 대도시 부산 위주로 이루어지는 '황량한 도시'로 전락할 수도 있단 말이다.

부산이 중심이 아니라 거제가 중심이 될 수 있는 그랜드 디자인이 그래서 준비되고 추진돼야 하는 것이다. 소위 '통 큰 전략'이다.

조선, 관광과 물류, 교통의 중심지란 월등한 조건을 활용, 동남권의 핵심도시, 부산권을 오히려 흡수하는 신 거점 도시 거제가 그 내용이 될 수 있다.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우선 시민들의 자부심과 비젼 공유가 중요하다. 빨대효과 도그마에서도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이같은 인식의 전환은 작게는 바가지 요금, 불친절이라는 거제시의 고질적 난제를 스스로 해결해가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크게는 '통 큰 전략'에의 순응을 통한 시민적 힘의 결집을 가능케 한다.

거제시와 정치지도자들은 보다 시야를 틔워야 한다. '뒷 동산' 아귀다툼에서 벗어나 태산을 보고 때로는 어깨를 걸고 때로는 격론을 벌이고...결국 태산으로 가는 길을 때에 맞춰 자신있게 제시해야 한다.

어떤 비젼을 갖고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향후 거제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것이고 그 결과는 우리의 삶의 조건을 좌우할 것이다.

거가대교 개통은 우리의 조건을 서서히 변화시켜가고 있다. 변화를 능동적으로 주도하고 관리해갈 것인가? 이전처럼 조선호황에만 기댄채 넋 놓고 관망만 할 것인가? 이전의 우를 더 이상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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