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향기로운치과 원장

독일 노먼교수 고안 보철장비 '세렉' 보편화…1∼2시간이면 치료 마무리

이번 시리즈는 저희 병원에 관한 내용입니다. "모든 치과가 이렇게 한다"라는 것이 아닙니다. 치과의사의 판단에 따라 진단 및 치료 기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저번 회에 이어 이번에도 "하루 완성" 시리즈입니다.

치과치료는 그 특성상 하루에 완료되기보다 여러 번에 걸쳐 치료를 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만, 치의학 기술의 발전 덕분에 치료 기간 및 치과 방문 횟수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오늘은 그 중 보철치료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치과보철치료가 무엇인지 잘 모르신다면 "금니 씌우는 것"을 연상하시면 되겠습니다.

본을 떠서 이를 제작하는 곳(기공소)에 보내면, 며칠 후 완성된 금니(보철물)가 나오고, 이것을 다시 입안에 붙이지요. 이런 과정을 치과보철치료라고 합니다.

충치제거 후 바로 메꿔넣는 간단한 충치치료에 비해, 보철치료는 '본떠서 입 밖에서 제작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최소 두 번(한 번은 본 뜨고, 한 번은 붙이고) 치과에 방문해야하지요. 또한, 잘 안 맞게 나온다면 다시 본 뜨고, 재제작하게 되며, 이 경우 방문 횟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20여년 전, 치과보철치료를 하루에 완성하겠다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꾼 사람은 독일의 노먼교수였습니다.

노먼 교수가 만든 세렉(CEREC)이라는 치과보철장비는 최초 개발된 이후 꾸준히 발전하였고,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며, 그 성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치아의 본을 뜨고, 제작하고, 붙이는데 하루면 된다는게 믿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저 역시 세렉을 처음 접했을 때, 하루에 마무리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첨부된 사진1·2처럼 크라운의 경우 2시간 내외, 사진3·4처럼 인레이의 경우 1시간 내외면 여유있게 치료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신경치료 등의 별도의 치료가 들어간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이는 보철치료 과정이 아니니 별도로 산정해야겠지요. 모든 환자에서 하루에(한 번 내원에)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환자에서 1-2시간만에 마무리를 하고 있으니 평균적으로 본다면, 하루 완성 치과보철이라고 말해도 거짓은 아닐 것 같습니다.

요즘 저희 병원에서 행하는 진료 내용을 보면, 세렉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단지 빨리 된다는 것만이 장점은 아닙니다. 너무나 간편하고, 정밀하고, 예쁘게 나오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장점만 있고, 단점이 없는 것은 세상에 없겠지요.

세렉의 단점은 한정된 적응증과 비용입니다. 세렉은 도자기(세라믹)만 가공할 수 있고, 단일 치아만 가능 합니다. 즉, 인레이, 온레이, 크라운 정도가 가능하고, 브릿지는 불가합니다. 비용 면에서는, 장비 구매 및 운용 비용이 고가이기에 기존의 금니보다 치료비가 다소 높습니다.

이런 단점은 점차 극복되고 있으며, 멀지 않은 미래에는 세렉(혹은 비슷한 종류의) 보철물이 금니보다 널리 쓰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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