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광 칼럼위원/거제중앙고 교사

교사를 폭행한 학생에 관한 기사가 한 달 사이에 연이어 두 번이나 신문에 났다. 인천의 모 여교사가 남학생에게 수차례 얼굴을 폭행당했고, 또 하나는 전남 순천에서 14살 여중생이 50대 여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몸싸움을 벌인 사건이다.

교사로서 두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은 그 학생들 부모의 교육 방법이다. 내가 보아온 소위 요선도 학생들 중 근본적으로 성품이 악한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부모로부터 교육 받아온 방법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매를 아끼는 자는 그의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하느니라." (잠언13:24)

세상에 자식이 귀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그 자식을 징계하지 않고 잘못을 해도 앞으로 나아지겠지 하는 믿음으로 자꾸 봐 주다 보면 잘못을 바로 잡을 기회를 놓친다.

게다가 마음 약한 부모는 행여나 말썽쟁이 자식을 받아주지 않으면 집이라도 나갈까, 나쁜 짓이라도 하지 않을까싶어 전전긍긍하고 속이 썩어 문드러져도 오냐오냐 받아준다. 때리고 징계하면 더 반발할까 두려운 것이다. 자식에 대한 믿음이 바닥날 때까지 참고, 참는 것이 부모다. 

아이가 말썽을 피우다 집을 나가도 눈도 깜짝하지 마라. 오히려 집을 나가 개고생을 하도록 내버려두라. 찾으러 다니지도 마라.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먹고 사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뼈저리게 알게 하라. 그래야 사람이 된다. 밥도 챙겨주지 말고, 학교를 안 간다고 버텨도 콧방귀도 뀌지 마라. 학비를 아끼게 되어 오히려 다행이라고 진심으로 말해라. 사람의 인생에서 학교 일 이년 늦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어중간하게 안타까운 마음 반, 열 받는 마음 반으로 자식을 징계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징계는 확실하게 한 치의 동정심도 보이지 말아야한다. 매를 버리면 자식을 버린다는 각오로 아이를 바로 잡아야한다. 자식에게 지는 부모는 자녀에게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의 생각이 자녀에게 먹힐 리 없고 그런 아이는 제 생각대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

아이가 처음으로 고집 피우는 그때, 그 처음에 바로 꺾어주어야 한다. 귀여운 내 자식, 별 것 아니니 저 맘대로 하게 내버려 두면 그 아이의 앞으로의 삶이 정말 힘들어진다는 것을 명심하고 아이의 고집을 제대로 완벽하게 꺾으라. 고집이 꺾이지 않은 아이는 점점 더 거세어진다.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고 두려운 것이 없어져 결국 자기 세계에 갇힌 아이가 된다.

부모에게 이기는 아이는 학교에서 선생에게도 이기려든다. 교사가 제 마음에 들지 않거나 성질은 건드리면 마치 부모에게 하듯 달려들고 맞장을 뜬다. 온갖 어리광을 다 받아주는 부모 밑에 있다가 어리광과 떼가 통하지 않는 교사 밑에 있으려니 아이도 열 받을 것이다.

그래서 교사가 열 개 잘 해주다가 하나 못해주면 그것으로 걸고 넘어진다. 아이들은 영리하다. 그것도 아무 교사에게나 그러는 것이 아니라 할 만한 사람에게만 한다. 교사가 한 성깔하고 무섭게 대하면 그러지 못하다가 저희들이 대들어도 대충 넘어가 주는 마음 약한 교사에게만 그 따위로 행동하는 것이 영악한 우리의 아이들이다. 

매 한 번 안들고 자식을 키웠다는 것은 결코 자랑이 아니다. 물론 그 아이가 타고난 성품이 좋고 성실한 아이라면 진정 고마운 일이나 부모가 징계하지 않고 기른 아이는 인내심도, 참을성도 끈기도 부족하다.

이런 인내심 없는 우리의 아이들은 순간적인 즐거움이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저급 문화에 익숙해져서 시험이 끝난 한가한 오후에 교사가 보여주는 영화 한 편을 끝까지 보지 못할 정도로 인내와 끈기가 없다면 누가 믿겠는가. 그런데 사실이다.

오늘 오후에 당신의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물어보라. 학교에서 선생님이 영화를 보여주면 재미를 떠나서 그걸 끝까지 보는지, 아니면 친구와 딴 짓을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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