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거제白병원 5내과 과장

급성 아니면 90% 손상때까지 증상 안나타나…가장 흔한 주범은 술, 다양한 질환 원인이 돼
간암 보통 빠르게 진행, 조기 발견·치료 필수

▲ 김도형 거제백병원 5내과 과장
흔히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급성 간염이 아니면 간기능의 90%가 손상될 때까지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으며, 간을 둘러싼 피막에만 신경이 존재하고 간실질에는 신경이 분포하지 않아서 간손상이 있어도 통증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증상이 없다보니 간경변으로 진행한 이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가끔 있으며, 이런 경우 간경변 발생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통해서 간경변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간염치료의 목표이다.

A형 간염은 소아의 경우 대부분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성인에서는 황달을 동반한 급성 간염이 유발되고 0.5% 미만에서 전격성 간염으로 급격히 진행되어 사망할 수도 있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오며, 과거 위생상태가 불량했던 시절엔 소아시기에 항체를 획득하는 경우가 많아서 예방접종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최근 위생상태가 양호해지면서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성인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국내에서 급성 A형 간염 발생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서 예방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만성 B형 간염과 만성 C형 간염은 혈액을 통하여 주로 전파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주로 B형 간염이 많지만, 이집트나 미국 등 지역에 따라서는 C형 간염이 더 많은 국가도 있다.

▲ 간 손상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술이다. 때문에 간 질환이 의심되면 금주는 필수다.
B형 간염 예방접종이 보편화되면서 국내에서도 향후에는, 예방 접종이 개발되지 않은 C형 간염이 더 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성B형간염과 만성 C형 간염은 완치가 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경우가 가끔 있다.

두 질환 모두 과거 10년전에 비해 치료법이 많이 발전하였으며 향후에도 보다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성 B형 간염의 치료목표는 간경변의 예방이다. 아직 완치법은 없으나,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시점을 찾고 이때 적절히 치료한다면 간경변과 간암을 상당히 예방해 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만성 C형 간염은 과거엔 치료 성공률이 낮아서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엔 치료성적이 많이 향상되어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유전자형 1형인 경우 치료기간이 1년이며 50-60%의 지속적인 치료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유전자형 2형 또는 3형인 경우 치료기간은 6개월이며 약 80%의 지속적인 치료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간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바이러스성 간염 외에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가장 흔한 간손상의 원인은 술이다. 술은 지방간, 간경변, 간암 등 간질환을 일으킬 뿐 아니라 치매, 심장질환, 췌장염,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된다.

술에 대한 숙취가 있는 분들은 숙취 때문에 지속적으로 음주하지 못하기 때문에 알콜 관련 질환이 발생한 분들은 대부분 평소 건강하고 숙취도 별로 없어서 흔히 술이 세다고 하는 분들이다. 술이 세다는 것은 잠재적으로 알콜 관련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반드시 절제된 음주를 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간암은 비교적 빠르게 진행하는 암으로서 위와 같은 치료를 받기 위해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필수이다. 따라서, 40세 이상의 만성간염이 있는 분은 6개월마다 초음파와 혈청 태아단백검사를 통해 간암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추천된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간에 좋은 약이나 음식이 없는지 물어오는데, 간에 대한 보약은 따로 없다. 간을 지켜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주와 같이 간손상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다. 간은 재생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간손상의 원인만 제거해 주면 대부분 스스로 잘 회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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