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광객 유입, 입맛을 유혹하라…거가대교 개통 후 인구유출 막기 위해 대형 회센터 건립 필요

수산물의 보고 거제시 체계적 판매·소비 구축 절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청정해역을 간직하고 있는 거제시는 수산물의 보고다. 다양한 어패류가 생산·양식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 판매와 소비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거제를 찾는 관광객 대부분은 각 여행지에 위치한 횟집에서 해산물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비싼 가격과 불친절한 서비스로 관광객들의 불만은 여전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가게마다 통일되지 않은 가격도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가족단위 관광객들은 나은 수준이다. 관광버스를 이용해 단체로 거제를 찾는 관광객들의 경우에는 회 한 접시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거제를 찾는 관광객 대다수가 인근 통영에서 수산물을 소비하고 있는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형 회센터를 건립해 이들을 수용하고 관광거제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조선해양 관광도시라는 허울 좋은 구호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민 김모씨(64·고현동)는 "싱싱한 수산물을 찾아 거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제대로 수용해 그들의 지갑을 열게 하려면 한 곳에서 모든 수산물을 먹고 즐길 수 있는 대형 회센터 건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거가대교가 완공되면 부산 등지의 관광객들을 유치해야 할텐데 현재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서비스가 좋은 부산으로 지역민이 몰려 갈 판"이라고 우려했다.

수산물종합유통센터 건립…어려움 타개할 수 있는 한 방편

바다를 접하고 있는 타 지자체에서는 그 지역 수산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대형 회센터 운영과 수산물 종합유통센터 건립 등을 통해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 등을 제공함으로써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거제시의 경우 수산물에 대한 관광정책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또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어패류를 비롯한 다양한 수산물이 생산되고 있지만 유통구조와 기능의 체계화가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왔다.

다행히 거제수협이 신 거제대교 인근에 수산물종합유통센터를 건립, 오는 9일 준공함으로써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과 가격안정에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연면적 950㎡, 지상 2층으로 만들어진 수산물종합유통센터는 1층에 대형수조와 수산물판매장 등을 마련하고 2층에 회센터 및 휴식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유통센터 주변에 수산물 시장을 조성하고 인근 어촌계와 연계해 바지락 캐기, 양식장 사료주기 등의 각종 체험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지리적·규모적 한계 때문에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는다.

싼 가격·푸짐한 양·깔끔한 시설…대형 회센터 건립 지혜 모아야

대규모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차별화된 제품 가격과 우수한 품질, 최상의 서비스는 물론 규모의 대형화와 현대화가 어우러져야 한다. 관광객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 구비와 많은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려도 이를 소화해 낼 수 있는 역량도 갖춰져야 한다.

지역 대형 회센터 건립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풀어야할 숙제도 산재해 있다. 지역 여건상 대규모 부지를 마련하기가 어려운데다 위치 선정에 대한 지역민의 갈등, 업계종사자의 반발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준비없는 성공은 없다. 거가대교 개통으로 거제를 찾는 수많은 발길들을 다시 한번 머물게 하려면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과 즐길 수 있는 '꺼리'를 제공해야 한다. 싼 가격과 푸짐한 양, 깔끔하고 깨끗한 시설, 현대적 공간과 쉼터가 공존하는 대형 회센터 건립에 민관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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