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운 칼럼위원

윤병운 거제시 농업경영인 연합회장
지구, 지구는 만물이 공존한다. 지구를 구성하는 만물은 저마다의 존재 가치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파리나 꿀벌들과 같은 미물도 그들의 세계에서는 자기들이 지구를 경영한다고 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우리는 인간이 이 지구를 경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지구 경영주체의 절반은 여성의 몫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말머리를 지구경영을 들먹이며 시작한 것은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여성동지들, 특히 농업에 종사하는 여성 농업인의 존재 가치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고자 함이다. 모든 산업분야에서 여성의 비중은 그 절반 정도라고 봐야 할 것이다.

농업 역시 그 절반은 여성이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실 속에서 여성의 비중은 절반 이상이다. 단순하게 인구 면에서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 전체 350만 농업 종사자 중에서도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단순비교를 벗어나서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여성농업인의 비중은 엄청나다.

과거 농업은 1차 산업으로 분류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 농업은 2,3차 산업이 복합적으로 발전하여 6차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고부가가치산업은 물론 생명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선진 각 국에서도 농업을 국가기관산업으로 육성하여 소홀히 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국가 발전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빵을 만드는 것은 2차 산업이고 파는 것은 3차 산업이지만 밀가루 없이는 상상할 수 없지 않겠는가? 

이제야 그 농익은 참맛을 깨닫게 해주는 이 한 사발 막걸리도 쌀이 없으면 어떻게 그 부드러운 단맛을 지닐 수 있겠는가?  이 밀을 생산하고 쌀을 만들어 내는 이가 바로 농업인이다. 바로 그 중심에 여성 농업인이 있다.  여성농업인이야말로 생명산업인 농업을 지키는 진정한 파수꾼이다.

이처럼 농업분야의 핵심적인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여성농업인은 농업, 농촌의 유지발전을 위한 농정의 중요대상이자 정책적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농업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아직도 대단히 미흡하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농촌을 지키는 여성농업인들이 FTA의 논리대로 아니 정부의 단순한 경제논리대로 도시로 나가자고 보챈다면 버틸 수 있는 남편이 얼마나 될까?

식량 생산이 원만치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절대 절명의 원칙을 우리들은 숙연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얼마전 운 좋게도 경남 여성농업인들이 주최하는 "살맛나는 농촌!! 풍요로운 농촌을 이끌어가는 경남 여성농업인!!" 이라는 주제 아래 개최된 '제 8회 경남 여성농업인대회'에 거제 여성농업인, 그 아름다운 27명의 전사들과 함께 함안에 다녀왔다.

거제시 여성농업인연합회 회장 장명순, 전직회장 원의순, 수석부회장 김영숙, 정책부회장 양월미, 사무국장 정해자, 면회장 박성아, 강금정, 신문자, 진영희, 송영자, 김정련, 박양미, 신철영, 신이현, 조광희, 김연순, 정영애, 고연옥, 장은정. 이금자, 이명애, 김선이, 강영숙, 김막자, 김옥희, 이영미, 박금안 이 아름다운 순수미인, 자연미인들과 함께한 하루는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그들의 모습은  더 이상 구슬픈 가락 속의 콩밭 메며 베적삼을 적시는 연약한 아낙네의 모습이 아니다.  농업의 주체로 농업의 중심에서 당당하게 자리매김한 아름다운 모습이다.

진정한 해방은 스스로의 깨달음 속에서 속박에서 벗어나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즐기며 창조해 나간다면 이루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이들의 높은 존재가치에 갈채를 보내면서, 거제시 차원에서 여성농업인 육성 지원조례가 하루 빨리 제정되기를 기원하고 힘을 합치도록 하여야겠다.

한국 농업의 희망은 여성농업인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뜨거운 태양과 같은 열정으로, 희망을 가지고, 협동하고 화합하고, 자연을 지켜 나가고 나아가 이 나라 농업의 새로운 도약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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