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대 거제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의원들과 비한나라당 의원들간의 마찰이 여전하다.

말 그대로 ‘자리 싸움’ 때문에 개원을 하루 앞둔 6일 현재까지도 양측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주위에서는 6대 시의회가 개원 첫날부터 파행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경남도의회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제9대 경남도의회는 5일 교육의원 5명을 포함한 의원 59명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원했다. 하지만 의장 1명과 부의장 2명을 뽑는 의장단 선거 직전 비한나라당 의원 21명이 본회의장을 퇴장하면서 파행은 불거졌다.

이유는 ‘교섭단체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각 교섭단체 대표자의 합의에 따라 시행한다’고 운영 규칙에 명기되어 있는데도 한나라당이 독단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한 반발로 촉발됐다.

비한나라당 원내 교섭단체인 민주개혁연대는 구성비 등을 따져 부의장 1명과 상임위원장 2명을 배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한나라당은 의총을 열어 의장은 물론 부의장 2명과 상임위원장 7명 모두를 양보하지 않기로 결의했기 때문이다.

결국 한나라당 의원들은 비한나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자신들끼리 투표를 해 의장에 허기도, 부의장에 박동식·황태수 의원을 뽑은 것은 물론 6일 선출하는 상임위원장에도 자당 의원들만 후보로 등록했다.

이는 7일 개원하는 거제시의회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5일 오후 늦은 시간, 한나라당 의장 후보인 황종명 의원과 비한나라당 임시대표인 한기수(진보신당) 의원이 부의장을 포함한 상임위원장 자리 조율을 위해 만났다.

의원 구성비가 9:6인 만큼 최소 2자리는 양보해야 한다는 게 비한나라당의 입장인 반면, ‘독식’ 소문까지 파다한 가운데 한나라당은 ‘1자리 양보’를 교섭안으로 들고 나왔다. 결국 두 의원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헤어졌다. 두 의원은 6일 오후 다시 만나 논의를 할 예정이지만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7일 시의회의 모습은 도의회 개원 첫날의 모습이 그대로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전협의 없는 한나라당 독선은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일이다. 본회의장 참석은 하겠지만 투표권 행사는 거부할 수도 있다”는 비한나라당 한 의원의 말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유추된다.

‘독식’이니 ‘자리 양보’니 하는 정치 논리로 설명할 수 없고, 또 그렇게 되어서는 안되는 게 기초의회다. 방대하고 큰 공약보다는 항상 시민편에서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걸고 이를 하나씩 하나씩 이행해 나가면서 시민의 복지와 편의를 위해 임기를 쪼개고 쪼개 써야 하는 게 시의원의 책무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중앙 정당정치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민보다는 당이 먼저고, 세 싸움에 당파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과 비한나라당, 그들의 요구와 주장이 옳든 그르든, 입장이야 어떻든 간에 시민들은 크게 관심이 없다. 오히려 자리 싸움과 세 싸움에 연연하는 의원들의 모습에서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할 뿐이다.

개원을 하루 앞둔 지금, 정당을 떠나 15명의 의원들은 무엇이 우선인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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